‘K-컬처’의 확산 속에서 한국 술 산업의 방향을 모색하는 ‘2025 K-술 트렌드 어워즈’ 심사가 10일 서울 용산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사옥에서 진행됐다.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가 주최한 이번 행사는 전통주와 로컬 주류를 대상으로 단순한 품평회를 넘어 브랜딩·디자인·시장성 등 상품성 중심의 종합 평가를 진행했다. 출품작의 맛과 향뿐 아니라 브랜드 스토리, 감성 반응, 디자인 완성도, 시장 반응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
이날 어워즈 심사는 기존 품평회와 차별화해 상품성 평가를 필두로 주류전문가보다 트렌드를 선도하는 소비자 중심의 주류 평가에 무게를 뒀다. 이에 따라 심사는 5개 부문(주류품질, 상품성, 음식페어링, 디자인, 가격)으로 평가 기준을 세분화 해 통합 평가했다는 점이 가장 큰 차별점이다.
일부 마니아가 아닌 다수의 일반 소비자가 스스로 지갑을 열게하는 ‘흥미 요소가 남다른 술’, 팬덤을 형성하고 레스토랑 발주가 꾸준히 이어지는 ‘지속 가능한 브랜드’에 높은 점수를 부여했다. 기본이 되는 기술적 완성도에 대한 평가도 놓치지 않았다. ‘술의 맛’뿐 아니라 ‘술의 경험’을 평가하는 국내 최초의 시도다.
이날 심사회에서는 국내 로컬 주류 분야 최고의 전문가로 손꼽히는 최정욱 소믈리에가 리드 테이스터로 나서 중심을 잡고 문정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 박준우 카페 오쁘띠베르 오너 셰프, 김준구 블랙키브랜딩 실장, 남윤주 에딧시티프로젝트 대표 등 와인·푸드·디자인·브랜딩 분야의 전문가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올해 심사에는 전국 각지에서 29개 업체의 전통주·로컬 주류 66종이 출품됐다. 막걸리, 증류주, 과실주, 스파클링 등 다양한 장르가 포함됐으며 특히 신생 양조장 브랜드의 약진이 돋보였다.
심사위원단은 “좋은 술을 만드는 시대에서 팔리는 술을 만드는 시대로의 전환”을 공통된 키워드로 제시했다. 최정욱 소믈리에는 “K-술은 이제 문화 콘텐츠로 진화하고 있다”며 “이번 어워즈는 국내 브랜드가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할 기준을 세우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문정훈 교수는 “전통주는 지역성과 문화가 결합된 산업”이라며 “상품으로서의 완성도뿐 아니라 문화적 확장성을 봤다”고 말했다. 박준우 셰프는 “MZ세대는 감각적 경험을 중시한다”며 “디자인과 스토리가 브랜드 선택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는 이번 어워즈를 단순한 시상식이 아닌 한국 술 산업의 발전 플랫폼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기존의 기술 중심 품평회와 달리, 시장성·소비자 반응 중심의 평가 체계를 도입해 K-푸드, K-컬처에 이어 K-술의 산업화를 촉진하는 거점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행사를 주관한 노경백 문화사업국장은 “전통주 산업이 지속 가능하려면 기술보다 소비자 중심의 전략이 필요하다”며 “브랜딩, 유통, 팬덤 형성이 결합된 산업 생태계로 확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심사 결과는 앞으로 개최될 ‘K-술 트렌드 마켓’ 현장에서 발표된다. 관련 제품은 현장에서 직접 시음과 구매가 가능하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