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장기 셧다운 사태가 마무리 수순에 들어가면서 미국 민주당 내부 균열이 표면화되고 있다. 일부 상원의원들의 이탈로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 퇴진론까지 제기됐다.
10일(현지시간) 미국 상원은 임시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표결에는 민주당 소속 상원의원 7명과 민주당 성향 무소속 의원 1명이 협조해 정족수 확보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참여 의원은 캐서린 코르테즈 마스토, 딕 더빈, 매기 하산, 팀 케인, 재키 로즌, 진 섀힌, 존 페터먼, 그리고 무소속 앵거스 킹으로, 모두 내년 중간선거 대상이 아닌 인물들이다. 이들의 이탈로 공화당은 내부 반대표(랜드 폴 의원)가 있었음에도 예산안 가결에 필요한 60표를 확보했다. 반면 민주당은 내부적으로 혼란스러운 분위기다.
민주당은 원래 오바마케어(ACA) 세액공제 연장을 고수하며 셧다운을 버텨왔으나, 이번 합의안에는 해당 조항이 빠졌다. 대신 12월 표결 추진이 포함됐지만 통과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이에 민주당 내에서는 “전략적 패착”이라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앤디 김 상원의원은 “상황 자체가 불명예스럽다”며 좌절감을 드러냈고, 버니 샌더스 의원도 “이번 합의는 재앙”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하원에서도 진보 성향 의원들을 중심으로 비난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그레그 카사르 의원은 “공화당의 약속을 받아들이는 것은 타협이 아니라 항복”이라고 했고, 로 카나 의원은 “슈머 원내대표의 리더십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공개 비판했다.
러시다 털리브, 세스 몰턴, 슈리 태너다르 의원 등도 잇따라 지도부 교체 필요성을 제기했다.
민주당 지지 성향 단체 ‘인디비저블’과 ‘무브온’은 유권자 대상 여론전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하킴 제프리스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슈머 대표가 지난 7주 동안 용맹하게 싸웠다”며 그를 옹호했다. 하지만 셧다운 이후 민주당 내 리더십 재편 논의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