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7개월 만에 1460원대…달러 강세·엔화 약세 동시 작용

최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뉴시스

 

원·달러 환율이 두 자릿수 급등하며 7개월 만에 1460원대를 넘어섰다.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 해제 기대에 따른 달러 강세와 엔화 약세 동조 현상이 겹친 영향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연간 2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로 외환당국의 개입 여력이 줄 것이란 관측도 원화 약세 요인으로 지목됐다.

 

11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일 오후 종가(1451.4원) 대비 11.9원 오른 1463.3원에 마감했다. 개장가는 1456.4원(전일 대비 +5.0원)으로 출발해 오전 중 급등, 장중 한때 1467.5원까지 상승했다.

 

달러 강세 배경으로는 미국 상원의 셧다운 종료 논의 착수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긍정적 발언이 거론된다. 이에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99.7까지 상승했다. 동시에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추가 재정지출 가능성을 언급한 이후 엔화가 달러당 154엔 중반까지 약세를 보이며, 원화의 동조 약세를 자극했다.

 

외환당국의 소극적 개입 전망도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다. 연간 2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집행으로 외환보유액 소진 우려가 커진 데다, 미국 재무부가 6월 환율보고서에서 당국 개입 제한을 지적한 점이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해석이다. 여기에 거주자의 해외 증권투자 확대가 달러 수요를 키웠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9월 거주자 해외 증권투자 998억5000만 달러로, 같은 기간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 296억5000만 달러의 세 배를 웃돌았다.

 

최예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원화보다 달러 수요가 많아지는 국면”이라며 “내국인의 해외투자 수요 확대, 국민연금의 환헤지 제약, 환율 조작국·외환보유액 감소 우려에 따른 당국 개입 부담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주식시장은 혼조였다. 코스피는 전일 대비 0.81% 오른 4106.39에 마감했다.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699억원, 48억원을 순매도했고, 기관은 364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코스닥은 0.46% 내린 884.27로 장을 마쳤다.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877억원, 116억원을 순매수했고 기관은 845억원을 순매도했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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