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부천 전통시장에서 자신이 몰던 트럭으로 2명을 숨지게 하고 19명을 다치게 한 60대 운전자가 구속 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하면서 뇌혈관 질환인 모야모야병을 심하게 앓고 있다고 주장했다.
인천지법 부천지원은 15일 오후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상 혐의를 받는 운전자 A(67)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했다.
그는 수갑이 채워진 두 손을 가리개로 덮은 모습이었으며 모자와 마스크도 써 얼굴 노출을 피했다.
A씨는 “브레이크 대신 가속 페달 밟은 거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제가 모야모야병이 너무 심하고 60년 평생 생선밖에 안 팔았다”고 답했다.
그는 “잠도 4시간 외에는 자본 적이 없다. 많은 빚을 져 이자는 갚아야 겠고, 그래서 열심히 일하다 보니 몸에 병이 생겼다”고 말했다.
하지만 A씨는 앞선 경찰조사 과정에선 “(모야모야병은) 운전과는 상관이 없고 운전하는 데 전혀 지장이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 자리에서 “피해자 유족에게 하고 싶은 말이 없느냐”는 물음에는 “제가 기억이 들었다 놨다 한다”고 주장했다.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오후 늦게 결정될 예정이다.
A씨는 지난 13일 오전 10시 54분 부천시 오정구 원종동 제일시장에서 1t 트럭으로 돌진 사고를 내 60∼70대 여성 2명을 숨지게 하고 10∼70대 남녀 19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페달과 브레이크를 비추는 트럭 내 페달 블랙박스에서는 A씨가 사고 당시 브레이크가 아닌 가속 페달을 밟는 모습이 담겼다.
노성우 기자 sungcow@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