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3실장이 공개한 韓美협상 후일담…"기절초풍, 을사년"

강훈식·김용범·위성락, 유튜브 영상서 협상 타결 소회 밝혀
마지막 순간 서로 배려하고 물러서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강훈식 비서실장,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등이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의 대통령비서실 등 국정감사에 출석한 모습. 뉴시스

강훈식 비서실장과 김용범 정책실장, 위성락 안보실장 등 대통령실 3실장이 전한 한미 관세 및 안보 협상 후일담이 유튜브를 통해 공개돼 눈길을 끈다.

 

이들은 지난 14일 밤 이재명 대통령의 유튜브 채널에 게시된 ‘케미폭발 대통령실 3실장’이란 제목의 영상에서 한미 협상이 타결됐던 지난달 29일 경주 한미 정상회담 전후 상황을 소개했다.

 

이 영상은 한미 관세·안보 협상 결과를 담은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가 발표된 뒤에 공개됐다.

 

관세 협상의 주무를 담당했던 김 실장은 지난 8월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첫 한미 정상회담 이후 미 측이 보내온 협상안에 대해 “기절초풍이라고 해야 할지, 진짜 말도 안 되는 안이었다”고 회상하며 “아, 올해가 을사년(乙巳年)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일본과의 불평등 조약인 ‘을사늑약’처럼 이번에도 불평등 정도가 심했던 협상이었단 의미의 발언으로 해석된다.

 

김 실장은 “미국 측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오는데 우리와 입장이 안 좁혀지니 엄청 화를 냈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강경하게 마지막까지 대치했다. 더는 양보가 안 된다는 우리의 선이 있었다”고 전했다.

 

강 실장과 위 실장은 협상 타결 직전 상황과 관련해 “긴장감이 극대화돼 있었고 이견은 좁혀지지 않은 상태였다. 주요 플레이어들이 마지막 순간에 입장을 재고하고 상대를 배려해 서로가 물러섰다”며 협상이 극적 타결된 배경을 설명했다.

 

강 실장은 그간 협상 준비 상황과 관련해 한미 간 23차례나 장관급 회담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그는 “제가 제일 완강한 입장에 서 있었다”며 “더 완강한 건 대통령이었다”고 말했다.

 

노성우 기자 sungco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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