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금융기관에 쌓인 휴면예금이 2조5000억원에 달하는 가운데 고령층 4명 중 1명이 장기간 방치된 예금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서민금융진흥원은 50개 금융사와 12월 한 달 간 휴면예금 찾아주기 공동캠페인을 실시한다.
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민금융원으로부터 받아 발표한 '최근 5년 휴면예금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지난 8월까지 금융기관이 서민금융진흥원에 출연한 휴면예금·보험금은 2조4954억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원권리자에게 지급된 금액은 1조3876억원으로, 지급률은 55.6%에 그쳤다.
특히 고령층 피해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신규 발생한 휴면예금 중 65세 이상 차주의 비중은 금액 기준 44.7%에 달했다. 휴면보험금을 포함하면 948억원으로, 전체 출연액의 29.9%에 해당했다.
지급률은 현저히 낮았다. 65세 이상 차주의 휴면예금 160억원 가운데 지급된 금액은 86억원에 그쳤으며, 휴면보험금은 788억원 중 160억원만 지급됐다. 전체 948억원 가운데 실제로 되돌려받은 금액은 246억원으로, 지급률이 25.9%에 불과했다.
고령층의 휴면예금은 매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65세 이상 휴면예금 발생액은 2021년 103억원에서 지난해 160억원으로 55.3% 늘었다. 휴면보험금도 같은 기간 182억원에서 788억원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금융사의 소극적 대응과 제도적 한계가 휴면예금이 늘어나는 원인으로 지적된다. 현행 서민의 금융생활 지원에 관한 법률은 금융사가 휴면예금을 서민금융진흥원에 출연하기 1개월 전, 30만원 이상의 예금에 대해서만 통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사실상 한 달 전 한 차례 안내만 하면 금융사의 법적 의무가 끝나 장기간 방치된 예금이 주인을 찾지 못하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서금원은 휴면예금 출연 협약을 체결한 금융회사 중 총 50개의 금융회사등(협회 1개, 은행 10개, 저축은행 15개, 생명보험 15개, 손해보험 9개)과 함께 휴면예금 찾아주기 공동캠페인을 실시해 은행·보험사 영업장의 TV모니터 및 ATM을 통한 홍보영상 상영, 포스터·리플릿 게시, 홈페이지·앱 내 안내 배너 공지 등을 통해 휴면예금 등을 널리 알려 원권리자가 찾아갈 수 있도록 협력할 계획이다.
이재연 서금원장은 “원권리자가 휴면예금의 보유 여부를 알지 못해 찾아가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금융권과의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며 “금융자산 조회 시 휴면예금도 포함하여 더욱 편리하게 조회할 수 있도록 마이데이터사업자와의 연계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휴면예금 지급 또는 기부를 원할 경우 ▲‘서민금융 잇다’ 앱 또는 ▲‘휴면예금 찾아줌’ 사이트를 이용하거나 ▲가까운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 및 출연 금융회사의 영업점을 방문하면 된다. 서민금융콜센터를 통해서도 자세한 내용을 안내받을 수 있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