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금융기관 인선 잡음…독립∙책임성 논란

예금보험공사 노조, 사장 인선 공정성 요구
서민금융진흥원은 수장 겸직 지적

예금보험공사 노동조합은 8일 서울 중구 예보 빌딩 앞에서 예금자와 금융소비자를 보호할 수 있는 수장 인선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예금보험공사 등 공공 금융기관 수장 인선을 놓고 크고 작은 논란과 잡음이 일고 있다.

 

 8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예보는 신임 사장 인선과 관련해 지난달 24일 공모를 마감하고, 지난 5일 임원추천위원회의 면접이 진행됐다. 임추위는 이달 안에 복수의 사장 후보를 금융위원회에 추천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임 사장 후보군에는 김광남 전 예보 부사장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부사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시절, 직속기구인 민주광장위원회 산하 더불어경제위원회에서 공동위원장을 지낸 바 있다. 

 

 예보 사장 임기는 3년이다. 기획재정부 차관, 금융감독원장, 한국은행 부총재와 함께 금융위 당연직 위원이 되는 막중한 자리다. 그런 만큼 예보 안팎에선 기관의 독립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전문성과 책임감을 갖춘 인사를 임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례로 MG손해보험 사태는 전 정권과 금융감독당국, 대형 금융회사의 이해관계에 휘둘려 정리 방식의  혼선을 초래하고 결과적으로 공적비용의 확대, 보험계약자와 시장의 불신 등 장기간 불안을 불러왔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를 두고 계약자 보호와 기금손실 최소화라는 예보의 원칙과 책무가 외압에 흔들리는 구조적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도 있다.

 

 예보 주변에선 그동안 사장 인사가 전문성보다는 외부의 입김이 더 크게 작용해 왔고, 그 결과 기관의 독립성과 대응 역량이 악화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는 불만도 나온다.

 

 예보 노동조합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예보 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낙하산이니, 내부출신이니 등 (사장 인선을 둘러싸고) 하마평이 무성하다”고 밝혔다.

 

 김영헌 예보 노조위원장은 “현 정부와 티끌만한 연줄이라도 만들어 전문성이나 자질이 미달한 인사가 ‘묻지마식’으로 (사장 공모에) 지원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노조는 연줄이나 인맥에 기댄 코드인사, 보은인사 등이 이뤄진다면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신임 원장 선임을 앞둔 서민금융진흥원의 경우, 신용회복위원회와 10년간이나 수장을 겸직하고 있는 문제가 다시금 도마에 올랐다.

 

 이기철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서로 성격이 다른 두 기관이 하나의 리더십 아래 운영되면서 상담 서비스의 질 저하, 정책 실행의 지연, 전문성 악화 등 현장에서 수많은 문제가 제기돼 왔다”고 꼬집었다. 이들 기관의 분리와 운영체계 정상화가 서민금융 회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치라고 이 수석부위원장은 강조했다.

 

글∙사진 노성우 기자 sungco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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