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관절에 염증이 생기고 관절 주머니(관절낭)가 굳어 어깨 움직임이 제한되는 오십견은 중장년층에게 흔한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의학적 명칭은 유착성 관절낭염으로, 유독 밤에 통증이 심해져 수면을 방해하는 경우가 많아 삶의 질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어깨 통증을 유발하는 다른 질환인 회전근개 파열과 비교할 때, 오십견은 관절이 굳어 팔을 들어 올리는 것 자체가 어려워지는 반면, 회전근개 파열은 힘줄이 손상되어 힘이 빠지는 특징을 보인다. 따라서 통증의 양상과 움직임 제한 정도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십견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노화에 따른 어깨 관절의 퇴행성 변화가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이 외에도 당뇨병, 갑상선 질환 등 전신 질환을 앓고 있거나, 특정 이유로 인해 어깨를 장기간 사용하지 못한 경우에도 발병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당뇨병 환자는 오십견 발생률이 일반인보다 높으며 치료 경과도 더디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러한 복합적인 요인들이 관절낭에 염증과 섬유화를 일으켜 통증과 움직임 제한을 유발한다.
오십견은 보통 세 가지 단계를 거쳐 진행된다. 첫 번째 단계인 통증기에서는 어깨 전반에 걸쳐 심한 통증이 발생하며, 특히 밤에 통증이 극심해져 제대로 숙면을 취하기 어렵다. 이 시기에는 통증 때문에 어깨를 움직이는 것을 꺼리게 된다.
두 번째 단계인 경직기로 넘어가면 통증의 정도는 다소 줄어들지만, 어깨 관절이 굳어 팔을 들어 올리거나 돌리는 등 움직임이 크게 제한된다. 일상생활에서 세수, 옷 입기, 머리 빗기 등 간단한 동작에도 어려움을 겪게 되는 시기이다.
마지막 단계인 해동기에서는 굳었던 관절이 서서히 풀리면서 어깨의 움직임 범위가 점차 회복된다. 그러나 이 회복 과정은 개인차가 크며, 짧게는 수개월에서 길게는 1년 이상 소요될 수 있다. 오십견은 자연적으로 치유되는 경향이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정확한 진단 없이 방치할 경우 관절 운동 범위의 영구적인 제한을 초래할 수 있어 적극적인 치료 계획이 필요하다.
오십견은 단계별 증상에 따라 치료 접근법이 달라진다. 통증이 심한 초기 통증기에는 염증을 가라앉히고 통증을 조절하는 데 집중하며, 경직기에는 굳어진 관절낭을 부드럽게 풀어주는 재활 치료와 스트레칭이 중심이 된다.
이 과정에서 정형외과 등의 의료기관에서는 약물 치료, 물리 치료, 주사 치료 등을 병행하여 환자의 상태를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특히 통증을 줄여야 효과적인 재활이 가능하므로, 초기 통증 관리가 치료의 성공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오십견 치료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재발 방지와 반대쪽 어깨의 예방 관리이다. 오십견을 한 번 앓았던 환자는 반대쪽 어깨에도 같은 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치료가 끝난 후에도 양쪽 어깨를 모두 관리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평소 가벼운 스트레칭을 꾸준히 실시하여 어깨 관절의 유연성을 유지하고, 장시간 앉아 있을 때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여 어깨와 척추 라인의 체형 불균형을 교정하는 것도 오십견 예방에 도움이 된다.
원만희 부천 오케이정형외과 원장은 "오십견은 시간이 지나면 낫는다고 알려져 있지만, 그 기간 동안 겪는 고통과 일상생활의 불편함은 상당하며, 적절한 치료 없이 장기간 방치할 경우 관절 운동 범위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을 수도 있다. 따라서 어깨에 통증이 발생하고 움직임에 제한이 느껴진다면 지체하지 말고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과 단계별 치료를 받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