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에 거주하는 50대 여성 A씨는 최근 날씨가 급격히 추워지면서 어지럼증과 구토감을 느껴 병원을 방문했다. 어지럼증이 나타날 때 두통과 식은땀도 동반했기 때문에 뇌에 이상이 있을 거라 예상했지만 진단 결과 귀 속의 전정기관 문제로 발생하는 ‘이석증’이었다.
이석증은 귀 안쪽에 있는 이석이라는 작은 돌멩이가 제자리를 이탈하여 반고리관으로 들어가면서 발생하는 질환을 말한다. 이로 인해 머리를 움직일 때 주변이 빙글빙글 도는 듯한 극심한 어지럼증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고개를 눕히거나 일어나는 등 머리를 움직일 때 수초에서 1분 정도 짧고 강한 어지럼증이 반복적으로 발생한다. 이에 아침에 자고 일어났을 때나 잠자리에서 뒤척일 때 증상이 심하게 나타나기도 한다. 또 어지럼증과 함께 메스꺼움이나 구토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이석증의 원인은 명확하지 않지만 외부 충격이나 골밀도 감소, 스트레스, 만성 피로 등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50~60대에서 호발하며 남성보다 여성 환자가 더 많은 편이다.
특히 활동량이 줄어들어 신체 리듬이 불균형해지는 데다 스트레스 및 면역력 저하가 일어나기 쉬운 겨울에 이석증이 증가한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이석증 진료 인원은 12월부터 2월 사이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석증은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중요하다. 치료가 늦어지면 이석이 반고리관에 더 깊이 들어가거나 다른 곳에 붙어 치료가 어려워지는 난치성 이석증으로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지혈증, 고혈압, 골다공증 등 기저질환이 있다면 재발 위험이 높아 치료와 함께 근본 원인을 관리해야 한다.
이석증 치료는 반고리관 내부에서 이석이 이동하는 것이 주된 원인이므로 탈락한 이석을 원위치로 되돌리는 이석 정복술이 많이 시행된다. 시술 직후 증상이 호전되나 반복 재발하는 경우에는 진정재활치료가 함께 권장된다.
과천 시원숨이비인후과 박우성 원장은 “겨울철에는 어지럼증을 느끼는 환자들이 많은데 단순 빈혈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석증일 가능성도 높다”면서 “이석증은 반복 재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을 통해 체계적인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석증은 평소 예방이 가능한데, 겨울이라고 하더라도 야외에 나가 햇빛 노출을 통해 혈액순환을 촉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규칙적인 운동과 충분한 수분 섭취, 수면 자세를 바르게 유지하는 것 등이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황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