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약 1조5000억 달러(약 2207조원)의 기업가치로 내년 증시 상장을 추진한다.
11일 블룸버그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이번 상장을 통해 총 300억 달러(약 44조원) 이상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으로 이는 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 사례가 될 전망이다.
스페이스X 경영진과 자문단은 IPO 시기를 내년 중후반으로 잡았으며 시장 상황 등 변수에 따라 시기는 변경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스페이스X는 IPO로 조달한 자금 일부를 우주 기반 데이터센터 개발과 여기에 필요한 반도체 칩 구매에 쓸 계획이다.
이전까지 최대 규모의 IPO는 2019년 사우디 아람코의 상장으로 약 290억 달러(42조원)를 조달한 바 있다.
스페이스X는 올해 연간 약 150억 달러(약 22조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해지며 내년에는 매출이 220억∼240억 달러(약 32조∼35조원)로 증가할 전망이다. 매출의 대부분은 위성 인터넷 사업 스타링크에서 나온다.
스페이스X의 최대 장기 투자자는 피터 틸의 파운더스 펀드, 발로르 에쿼티 파트너스 등 벤처캐피털 기업들이며 자산운용사 피델리티와 알파벳 구글 역시 주요 투자사다.
머스크는 이날 블룸버그 보도를 인용해 후속 분석 기사를 게재한 아르스 테크니카의 우주항공 전문기자 에릭 버거의 엑스(X·옛 트위터) 게시물에 “늘 그렇듯이 에릭이 정확하다”고 답글을 달았다.
버거 기자는 해당 기사에서 이번 상장이 일론 머스크의 생각에 중대한 전환이 일어났음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스페이스X의 IPO를 거부해온 머스크가 생각을 바꾼 배경에는 대규모 자금 조달을 통해 인공지능(AI) 기술을 우주공학에 융합하려는 의지와 함께 우주 AI 데이터센터 구축 계획, 화성 개척을 위한 우주선 스타십 개발 가속 필요성 등이 자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준호 기자 tongil77@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