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찬 공기나 차가운 음료를 마실 때 치아가 시린 경험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번쯤 겪어봤을 것이다. 이러한 '시린 이' 증상은 치과를 찾는 환자들이 가장 흔하게 호소하는 증상 중 하나로 원인을 정확히 이해하면 적절한 대처가 가능하다.
치아가 시린 증상을 느끼는 원리는 치아 내부 구조와 관련이 깊다. 겉보기에는 단단한 무기질로만 이뤄진 것처럼 보이지만, 치아 안쪽에는 턱뼈와 연결된 신경 가지가 있어 냉온 감각 등을 느낄 수 있다.
이 신경 가지는 평소 치아 표면의 법랑질과 백악질로 보호되고 있으나, 특정 원인으로 이 보호층이 손상되면 신경돌기가 노출되면서 외부 자극에 시린 증상을 느끼게 된다. 다만 상아질이 노출된 신경돌기 주변으로 이차상아질을 형성해 스스로 보호층을 만들면서 증상이 자연스럽게 완화되기도 한다.
시린 증상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원인으로는 △치아 파절(금이 가거나 깨짐) △치아 마모(잘못된 칫솔질) △치아 교모(씹는 과정에서 치아가 닳음) △치아 부식(역류성 식도염, 탄산음료 등 산성 물질) △충치(세균에 의한 치아 탈회) 등이 있다.
이 외에도 스케일링이나 수복 치료 등 치과 치료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신경돌기가 노출되어 시린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 같은 시린 증상의 해결 방법으로는 크게 세 가지가 있다. 첫번째는 노출된 신경돌기 부위를 레진, 세라믹, 금속 등 수복재료로 차단하는 방법이다. 치아가 패이거나 깨진 부위, 충치 부위를 레진 등으로 메우는 수복 치료가 대표적이다.
두번째는 약제를 이용해 노출된 부위의 상아질을 치밀하게 밀봉하거나 경화시키는 방법으로, 불소 바니시나 본딩제를 도포하는 치료가 주로 사용된다.
마지막 세번째는 가정에서 실천 가능한 예방 관리 방법이다. 치아를 깎는 성분인 연마제(세마제)가 적게 함유된 치약을 사용하고, 불소 치약이나 불소 가글액, 시린이 전용 치약을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한 증상이 있을 때는 찬물이나 찬 음식 섭취를 피하는 것이 좋다.
서울SUN치과병원 배광학 병원장은 "시린 증상은 단순히 참고 넘길 문제가 아니라 치아 손상의 신호일 수 있다"며 "증상이 지속되거나 심해질 경우 치과를 방문해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일상생활에서 올바른 칫솔질 습관과 산성 음식 섭취 절제 등 예방 관리를 실천하면 시린 증상을 상당 부분 예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