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융투자업계가 인사 시즌을 맞아 주요 증권사 및 자산운용사 수장들의 연임과 교체가 주목받고 있다. 올해 증시 호황에 따른 높은 실적을 바탕으로 대부분 연임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내부통제와 쇄신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증권사 중에는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하나증권, 메리츠증권, 대신증권 등 7곳의 최고경영자(CEO) 임기가 곧 만료된다.
이 중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가 세 번째 연임에 성공했다. 지난 10일 하나금융지주는 그룹임원추천위원회는 강 대표를 차기 후보로 추천하면서 “수익성 저하에 따른 비상경영체제 전환, 조직개편, 리스크 관리 등을 통해 위기 국면을 극복하고 실적 턴어라운드를 이뤘다”고 평가했다. 향후 이사회·주주총회 절차를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는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최근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다. 오 대표는 2020년 취임 후 회사를 안정적으로 이끌며 종합금융투자사업자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아왔으나 후배들을 위해 길을 터주겠다며 사퇴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증권은 차기 대표로 진승욱 부사장을 내정하며 6년 만에 수장 교체를 수순을 밟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의 수장들은 역대급 실적에 힘입어 연임에 청신호가 켜졌다. 김성환 대표가 이끄는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1조1479억원으로 사상 최초로 ‘상반기 1조 클럽’을 달성했다. 3분기에도 견조한 실적을 이어가며 한국금융지주의 핵심 수익원 역할을 하면서 연임이 확실시 된다.
김미섭·허선호 미래에셋증권 각자대표도 연임이 유력하다. 미래에셋증권은 3분기 누적 순이익 1조 원대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실적 기반을 다졌다. 이미 지난 10월 24일 이뤄진 그룹 임원 인사에서 두 대표가 자리를 유지하면서 사실상 연임이 확정된 것으로 관측된다.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눈앞에 두고 있는 윤병운 NH투자증권 대표도 연임 가능성이 높다. 올해 영업이익 1조 클럽에 입성과 함께 기업금융(IB)·트레이딩·리테일 전 부문에서 실적 개선과 조직 안정화를 이끌어왔다. 다만 최근 임직원의 미공개 중요 정보 이용 의혹으로 인한 내부통제 이슈가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메리츠증권을 이끄는 장원재 대표의 연임도 획실시 된다. 메리츠증권은 상반기 448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대비 10.6% 감소했으나 올해 1조클럽에 진입 가능성이 높다.
운용업계는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점유율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조재민 신용자산운용 대표가 교체됐다.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그룹 차원의 세대교체 및 운용 역량 강화를 위해서다. 신한금융지주 최고경영진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5일 신임 사장 후보로 이석원 전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전략부문장을 추천했다. 조 대표는 2022년 전통자산 부문 대표로 선임된 후 한 차례 연임으로 4년의 임기를 채우고 이달 31일 이후 1년간 고문으로 물러난다.
이준용·최창훈 미래에셋자산운용 각자대표의 연임은 사실상 확정됐다.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10월 “리더십과 혁신 역량을 갖춘 인물”로 평가하며 두 대표를 차기 CEO 후보로 추천했다.
하나자산운용도 김태우 대표의 임기를 내년까지 연장했다. 초대 수장을 맡아 체질 개선에 집중해 성장을 이끌고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한 점을 인정받았다. 하나자산운용은 지난 10월 김 대표를 최종 후보로 추천했고 최종 연임이 확정됐다.
이 밖에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김영성 KB자산운용 대표도 올해 실적 개선이 큰 만큼 연임이 무난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