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로드아일랜드주 프로비던스에 있는 브라운대학교에서 14일 총격 사건이 발생해 최소 2명이 숨지고 여러 명이 중상을 입었다. AP통신과 로이터 등 미국 주요 매체 보도에 따르면 사건은 브라운대 캠퍼스 내 공학·연구 시설 인근에서 발생했으며, 당국은 현장을 통제하고 대대적인 수색과 조사를 진행 중이다.
브라운대학교는 이날 오후 학생과 교직원에게 긴급 문자메시지를 보내 “학내에 총격범이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며 즉시 대피 및 은신을 지시했다. 대학 측 안내문에는 문을 잠그고 휴대전화 소리를 끄며, 별도 지시가 있을 때까지 숨은 상태를 유지하라는 내용이 담겼다. 위급 상황에서의 대응 요령으로 ‘달아나거나(Run), 숨거나(Hide), 마지막 수단으로 맞서라(Fight)’는 문구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프로비던스 경찰도 사건 직후 소셜미디어를 통해 “현재 진행 중인 사건”이라며 주민들에게 현장 주변 접근을 피하고 대피 또는 실내 대기를 유지하라고 공지했다. 경찰은 “브라운대 인근에서 복수의 총상자가 발생했다”며 현장에 다수의 경찰력과 응급 인력을 투입해 수색 작전을 벌였다. 보도에 따르면 총격은 브라운대의 바루스&홀리(Barus & Holley) 공학 건물 일대에서 일어났으며, 당시 건물 내에서는 기말고사가 진행 중이었다.
사상자 규모도 속속 확인되고 있다. 현지 당국 발표를 인용한 보도에서, 프로비던스 시 당국은 이번 사건으로 2명이 숨졌고 8명이 위중하지만 안정적인 상태로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희생자와 부상자의 신원, 학생 여부 등은 아직 공식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시 당국은 “현재까지 파악된 인명 피해는 해당 수치가 전부”라면서도, 현장이 완전히 통제되기 전까지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용의자 신병 확보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경찰은 총격 직후 용의자가 현장 주변을 벗어난 것으로 보고 수색을 이어가고 있으며, 검은 옷을 입은 남성이 용의자로 지목됐다는 내용도 전해졌다. 일시적으로 ‘관련자 추정 인물’이 붙잡혔으나 사건과 무관한 것으로 확인됐다는 현지 언론 보도도 나왔다. 사건 발생 이후 브라운대 일대에는 ‘대피 명령(셸터 인 플레이스)’이 유지되며, 학생과 주민의 이동이 크게 제한됐다.
연방 당국도 수사에 합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사건 관련 보고를 받았다고 밝히며 연방수사국(FBI) 요원들이 현장에 파견돼 수사를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매체는 FBI와 함께 연방 주류·담배·화기단속국(ATF) 등도 주·지방 당국과 공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브라운대학교는 미국 아이비리그에 속하는 명문 사립대학으로, 1764년 설립된 미국 내 오래된 고등교육기관 중 하나다. 연구 중심 대학으로서 국제적 인지도가 높은 만큼, 캠퍼스 내 총격 사건은 지역 사회는 물론 미국 전역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당국은 정확한 사건 경위와 동기, 범행 과정 등을 규명하는 한편 추가 위험 가능성에 대비해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