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근종은 국내 여성에게서 가장 흔히 진단되는 자궁 질환 중 하나다. 근종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생리과다·덩어리혈·극심한 생리통·골반통·빈혈·복부 팽만감·부정출혈 등이 반복된다면 치료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
진단은 주로 골반초음파 또는 골반 MRI로 진행된다. 의료진은 “특히 부정출혈이 동반될 경우, 출혈이 실제로 나타나는 시점에 검사를 시행하면 병변 확인의 정확도가 높다”고 설명한다.
허주엽 민트병원 여성의학센터 명예원장(산부인과 전문의·의학박사)은 “최근에는 명확한 증상 없이 ‘만성골반통’만으로 내원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자궁근종, 자궁내막증, 골반울혈증후군 등 다양한 자궁 질환이 골반통의 원인이 될 수 있어, 원인을 조기에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자궁근종의 치료에는 호르몬 요법, 자궁경수술, 복강경수술, 로봇수술, 색전술 등이 활용된다. 근종의 크기와 위치, 환자의 나이와 회복 기간, 향후 임신 계획 등을 고려해 ‘맞춤형 치료 전략’을 세우는 것이 핵심이다.
복강경수술은 복부에 작은 절개만을 내어 카메라와 기구를 삽입하는 방식이다. 개복수술보다 회복 속도가 빠르고 감염 위험이 낮다는 장점이 있다. 이후 한 단계 발전된 로봇수술은 3차원 고해상도 영상과 미세한 손 떨림까지 보정하는 로봇 팔을 기반으로, 섬세한 절제·봉합이 필요한 경우 높은 정확도를 기대할 수 있다.
기경도 민트병원 여성의학센터장(산부인과 전문의·의학박사)은 “로봇수술은 출혈과 통증이 적고 수술 후 유착 등 합병증 감소에도 이점이 있다”며 “빠른 일상 복귀를 원하는 환자나 향후 임신 계획이 있는 경우 적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비급여 항목 특성상 비용 부담이 크기 때문에, 복강경으로 충분히 가능한 경우에는 복강경을 우선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민트병원 여성의학센터는 산부인과 4인, 영상의학과 3인으로 구성된 다학제 시스템을 통해 자궁근종·자궁내막증·자궁선근증·난소질환 등 주요 여성질환을 정밀하게 진단·치료하고 있다. 수술에는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가 상주해 안정성을 높였다. 여기에 ‘만성골반통’ 분야에서 권위자로 손꼽히며 EBS ‘명의’에 출연한 허주엽 명예원장의 합류로 의료 역량을 한층 강화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