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환경과 국내외 금리 향방에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올해 개인투자자들이 금과 은, 달러 등 안전 자산을 사들이며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이 판매한 골드바는 지난 24일 기준 6779억7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간 판매액(1654억4200만원)보다 4배나 큰 규모로, 이미 연간 최대 판매액 기록을 뛰어 넘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20년 이후 가장 많은 수치이다.
판매 중량 기록을 제공하지 않은 NH농협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네 곳에서 팔린 골드바는 3745㎏이다. 이 역시 최대 기록으로 1년 새 2.7배 급증했다.
은 가격 역시 오름세를 나타내면서 실버바도 품귀 현상을 보였다. 실버바를 취급하지 않는 하나은행을 제외한 4대 은행의 실버바 판매액은 306억8000만원으로, 지난해(7억9900만원) 대비 38배 가까이 늘었다.
금을 예금처럼 저축해두는 골드뱅킹 실적도 올해 최고 기록을 다시 썼다. 신한은행 ‘골드리슈’ 상품은 총 18만7859개 계좌에 금 가치와 연동된 1조2979억원이 예치됐다. 계좌 수, 잔액은 신한은행이 2003년 해당 상품을 내놓은 이후 역대 최대 수준이다. 지난해 말(5493억원·16만5276계좌)과 비교하면 잔액은 2.4배로 불고 계좌수는 14% 늘었다.
이밖에도 원·달러 환율이 연중 1400원선을 상회하면서 개인 달러 예금 잔액은 2021년 이후 4년 만에 최대 기록을 세웠다. 5대 시중은행의 개인 달러 예금 잔액은 127억3000만달러로, 지난해 말 대비 9억1700만달러 증가했다. 지난 24일 외환 당국의 개입으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떨어지자, 일부 은행들에서는 달러 환전 고객이 몰려들기도 했다. 서울 강남지역 하나은행 지점 한 곳에서는 100달러 지폐가 소진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