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훈 전 의원이 28일 이재명 정부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발탁되자, 국민의힘이 그를 즉각 제명 조치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서면)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당헌·당규에 따라 이 전 의원에 대한 제명과 당직자로서 행한 모든 당무 행위 일체를 취소하는 안건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이 전 의원은 당협위원장 신분으로 이재명 정부의 국무위원 임명에 동의해 현 정권에 부역하는 행위를 자처함으로써 지방선거를 불과 6개월을 남기고 국민과 당원을 배신하는 사상 최악의 해당 행위를 했다”고 비판했다. 또한 “국무위원 내정 사실을 밝히지 않은 채 선출직 공직자 평가를 실시하는 등 당무 행위를 지속함으로써 정상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자라면 도저히 할 수 없는 행태로 당의 질서를 어지럽히고 당무 운영을 고의적으로 방해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국민 사과와 함께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국민 앞에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당내에서는 국민의힘의 전신인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정치에 입문해 17·18·20대 국회의원을 지낸 이 후보자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자도 논란을 예상한 듯 발표 직후 주변에 ‘미리 말하지 못해 미안하다’며 청문회 걱정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신의 정치활동을 소개하던 블로그와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SNS)를 이날 전체 비공개로 돌렸다.
그는 지명 사실이 공개된 이날 오후까지도 국민의힘 서울 중구·성동구 지역구 당협위원장직을 유지하고 있었다.
2021년 9월 국민의힘 대권주자였던 윤석열 전 대통령 캠프에 합류해 국가미래전략특위 위원장으로 일했으며, 올해 대선 국면에선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 캠프에서 정책본부장을 역임한 바 있다.
노성우 기자 sungcow@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