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그룹이 국내 4위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 인수 추진에 나섰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래에셋그룹 계열사 미래에셋컨설팅은 최근 코빗의 최대주주인 NXC, 2대 주주 SK플래닛과 지분 인수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번 MOU를 통해 거래되는 규모는 약 1000억~14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현재 코빗의 지분 구조는 넥슨의 지주회사인 NXC가 60.5%, SK플래닛이 31.5%를 보유하고 있다. 미래에셋컨설팅은 박현주 회장이 48.49%, 배우자 김미경 씨가 10.15%의 지분을 직접 보유한 회사로 부동산 개발, 골프장 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코빗은 2013년 설립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로 현재 시장점유율 4위를 차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미래에셋그룹이 가상자산 분야 신사업 확장 차원에서 코빗 인수에 나선 것으로 보고있다.
특히 금융회사가 가상자산 관련 사업을 직접 영위할 수 없도록 한 현행법상 ‘금가(금융·가상자산) 분리’ 원칙을 고려한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전통 금융사인 미래에셋이 직접 거래소를 운영하기보다는 비금융 계열사를 통해 우회적으로 시장에 진입하는 구조다. 업계는 전통 금융 대기업이 가상자산 시장에 직접 진출하는 첫 사례로 금융과 코인의 경계가 무너지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앞서 미래에셋그룹은 올해 3.0 전략을 중심으로 한 청사진을 공개한 바 있다. 펀드 판매로 회사를 일으킨 1.0, 글로벌과 ETF를 내세운 2.0을 넘어서 디지털자산을 중심으로 새로운 확장 전략을 내세웠다. 가상자산 거래소 인수와 함께 그룹에서 추진 중인 디지털 자산 관련 사업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미래에셋의 코빗 인수가 업비트·빗썸 양강 구도로 굳어진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 상당한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달 네이버는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을 통해 국내 최대 코인 거래소 두나무와 살림을 합치기로 했고, 2위 거래소 빗썸은 기업공개(IPO) 행보에 돌입한 상태다.
다만 이번 미래에셋의 코빗 인수는 아직 초기 단계로, 금융당국의 승인 절차 등 향후 변수가 많다. 양사는 아직 공식적인 계약 조건은 밝히지 않았으며, 실사와 내부 검토 결과에 따라 거래 성사 여부는 바뀔 수 있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