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 젊어졌다…대기업 CEO, 신풍속도

지난 10월 말 경북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써밋에서 참석자들이 박수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대기업 신규 CEO 인선이 한층 젊어졌다. 

 

30일 리더스인덱스에 따르면 500대 기업 가운데 올해 6월부터 연말까지 발표된 신임 CEO 55명을 분석한 결과 평균 연령은 57.7세로, 전년(59.8세)보다 2.1세 낮아졌다. 신규 CEO 수는 지난해 57명에서 55명으로 소폭 줄었지만 50대 초반 인사가 전면에 등장하며 인선의 체감 연령이 낮아진 모습이다.

 

연령대는 60년대생이 42명으로 가장 많았고 70년대생이 11명, 50년대생은 1명에 그쳤다. 최연소는 HL클레무브 이윤행 사장(43)으로 유일한 80년대생이며, 최고령은 삼천리 전영택 사장(66)이다. 1966년생(말띠) 신임 CEO는 3명으로 집계됐다.

 

이번 인사의 또 다른 특징은 ‘내부 승진’ 기조 강화다. 신규 CEO 55명 중 52명(94.5%)이 자사 출신으로, 전년(89.5%)보다 비중이 확대됐다. 롯데쇼핑은 외부 영입 인사 체제에서 자사 출신 대표를 선임했고, LG화학도 외부 출신 최고경영자 후임으로 장기 재직 인사를 임명했다. KT 역시 외부 출신 CEO 이후 ‘정통 KT맨’을 차기 대표로 낙점했다.

 

직무 전문성에서도 변화가 감지됐다. 재무 출신 CEO 비중은 28.1%(16명)에서 23.6%(13명)로 낮아진 반면, 생산·제조 부문 출신은 1.8%(1명)에서 10.9%(6명)로 늘었다. LG전자, SK에코플랜트, 포스코이앤씨, HD한국조선해양 등에서는 이공계 기반의 현장형 기술 전문가가 CEO로 전면 배치된 점이 눈에 띈다.

 

출신 대학은 서울대·고려대·연세대 등 이른바 ‘스카이’ 중심 흐름이 이어졌지만, 서울대 출신이 12명으로 늘고 한양대 출신이 증가하는 변화도 나타났다. 여성 CEO는 전년 1명에서 2명으로 늘었으며, LG생활건강 이선주 사장과 이노션 김정아 대표가 포함됐다. 경기 불확실성이 커진 환경에서 외부 수혈을 통한 확장보다 내부 검증을 중시하는 인사 기조가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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