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효과 사라지자 소비 급랭…11월 소매판매 3.3% 감소

데이터처 11월 산업활동 동향
소매판매 21개월만에 큰 폭 감소

서울 중구 중부시장. 뉴시스

 #전남 나주에서 식당을 하는 A씨는 최근 점심특선 메뉴를 접었다. 식자재 원가가 올라도 너무 올랐기 때문이다. 그에게 연말 특수는 옛말이 된 지 오래다. A씨는 “연말은 버텨내야 할 또하나의 고비가 됐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지난달 소매 판매가 두 달 만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사라진 연말 특수를 실감케 하고 있다. 올해 추석 명절 특수효과가 걷히면서 소비가 빠르게 악화되는 모습이다.

 

 국가데이터처가 30일 발표한 11월 산업활동동향 등에 따르면 서비스 소비를 보여주는 서비스업 생산은 전달보다 0.7% 증가했지만, 도소매업(-1.6%)은 지난달에 이어 두 달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도매업이 2.4%나 줄었다.

 

 소비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 지수도 전달보다 3.3% 급락했다. 지난해 2월(-3.5%) 이후 1년 9개월 만에 가장 크게 떨어졌다. 소매판매는 지난 8월(-2.4%)과 9월(-0.1%) 감소 폭을 줄이다가 10월(3.6%) 일시적으로 반등에 성공했지만,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4.3%)와 의복 등 준내구재(-3.6%)에서 판매가 눈에 띄게 줄었다. 특히 비내구재는 지난해 2월(-5.4%) 이후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

 

 업태별로 보면 대형마트(-14.1%), 슈퍼마켓 및 잡화점(-8.7%), 무점포 소매(-3.1%) 등에서 감소했다. 인터넷 쇼핑 등이 포함된 무점포 소매는 2022년 11월(-3.9%) 이후 3년 만에 최대치로 감소했다.

 

 데이터처는 10월 추석과 일시적인 추위, 각종 할인행사 등의 영향으로 소매판매가 증가한데 따른 기저효과가 있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다만 올해 11월까지 소매 판매는 누적 기준 0.4% 증가했으며, 연간으로는 3년 연속 감소세를 멈추고 플러스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쿠팡에서 대규모 회원 탈퇴가 일어난 점이 이번 소매 판매 지표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정부는 고환율 등이 향후 수입 물가에 영향을 줄 순 있지만, 아직 그 영향이 크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하락세를 보이는 만큼,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것이다.

 

 한편, 지난달 산업 생산과 투자는 소폭 증가세로 전환했다. 인공지능(AI)발 반도체 수요 증가 등에 힘입어 생산과 투자는 일부 긍정적인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향후 내수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노성우 기자 sungcow@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