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는 내년 국내 주식시장이 올해 75% 넘는 급격한 상승세를 뒤로하고, 수익성의 실체를 확인하며 완만한 우상향 곡선을 그릴 것으로 봤다. 특히 미 연준의 금리 인하 기조와 유동성 공급이라는 대외적 호재 속에서 반도체와 인공지능(AI) 관련주가 주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코스피가 5000을 넘어 6000 시대 도달도 가능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토스증권이 최근 발표한 ‘2026년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AI 인프라 확충이 정점에 달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코스피 내 이익 기여도는 역사적 고점 수준인 41%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토스증권은 “AI 서버 및 데이터센터 수요가 범용 가전 수요를 압도하며 반도체 업황의 하방 경직성을 확보하고, 실제 대규모 현금 흐름과 이익 수치로 증명하는 장세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도주를 반도체와 AI를 꼽았다.
또한 “내년은 전 세계적으로 미 금리 인하의 효과가 실물 경제에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며 “미 고용 둔화 우려는 역설적으로 통화 완화 속도를 가속화하며 시장에 풍부한 유동성을 공급하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알파벳 등 빅테크들의 AI 투자가 실제 매출로 연결되는지 여부가 국내 밸류체인 기업들의 주가 향방을 가를 것”이라며 “만약 과잉 투자 논란이 불거진다면 단기 조정은 불가피하다. 변동성 관리에 집중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신영증권 리서치센터는 ‘2025년 나의 실수’ 보고서를 통해 “올해 원화 약세와 코스피 상승이라는 조합이 당혹스러웠다”며 “역사적으로도 코스피의 추세적 상승 국면에서 원화 약세를 나타냈던 경우는 없었기에 더 곤혹스러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젠 코스피 5000 또는 6000 도달도 불가능해 보이진 않는다”고 내다봤다.
이어 “원화 약세는 한국 고유의 문제라기보다 동아시아 통화의 보편적 현상”이라며 “위안화가 이미 강세 전환했고 엔화도 반전 가능성이 커진 만큼, 원화 추가 약세에 베팅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특히 “미국이 대외불균형 해소 수단을 관세에서 환율로 전환한다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 넘게 이어진 달러 강세가 장기 약세로 반전되는 변곡점에 있을 것”이라며 ‘국장 탈출은 지능순’ 시대가 끝나가는 점도 원·달러 환율 하락 가능성을 높인다”고 전망했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이날(31일) 휴장 후 내년 1월 2일에 다시 개장한다. 시 개장식이 예정돼 있어 정규 시장은 오전 10시, 파생상품시장 정규시장은 9시 45분에 시작된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