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혁신' 올해 재계 신년사 핵심 열쇳말

"AI 주도권 확보·과감한 혁신해야" 재계 총수들 한목소리
올해 全 산업군서 AI 혁신 가속화…생산성·품질 높인다

 “인공지능(AI)이라는 거대한 변화의 바람을 타고 글로벌 시장의 거친 파도를 거침없이 헤쳐나가자.”(최태원 SK그룹 회장)

 

 “기술의 패러다임과 경쟁의 룰은 바뀌고 고객의 기대는 더욱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의 성공방식을 넘어 새로운 혁신으로 도약해야만 한다.”(구광모 LG그룹 회장)

 

 국내 주요 그룹을 이끄는 수장들의 신년사를 살펴보면 AI로 사업 구조를 전환해 이를 주요 산업군에서 내재화하겠다는 포부가 드러난다. 기술 혁신을 통해 새롭게 도약하자는 의지도 읽힌다. 올해 산업계 전반에서 AI를 활용한 생산성 제고 및 품질 향상 움직임이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AI 주도권 확보·과감한 혁신 주문 한목소리

 

 1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지난달 적극적인 현장 방문 행보로 새해 메시지를 던졌다. 이 회장은 지난해 12월22일 기흥과 화성 반도체 캠퍼스를 방문해 미래 기술을 점검하고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그는 이날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NRD-K를 찾아 차세대 연구개발(R&D) 시설 현황 및 차세대 제품·기술 경쟁력을 살폈고 화성캠퍼스도 들러 디지털 트윈 및 로봇 등을 적용한 제조 자동화 시스템 구축 현황과 AI 기술 활용 현황을 점검했다. 이번 현장 점검은 반도체 시장에서의 주도권 탈환을 주문하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회장은 이날 “과감한 혁신과 투자로 본원적 기술 경쟁력을 회복하자”고 강조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달 22일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내 첨단 복합 반도체 연구개발(R&D) 센터인 NRD-K 클린룸 시설을 살펴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정 회장은 지난해 12월24일 경기도 경기 성남시 판교의 현대차그룹 계열사 포티투닷 본사를 방문해 ‘아이오닉 6’ 기반 자율주행차를 시승했다. 그룹 수장이 직접 포티투닷 개발성과를 점검한 걸 두고서 자율주행·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전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정 회장의 의지가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인수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이족보행로봇 아틀라스 이미지.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최 회장은 새해 첫날 사내 이메일 형태로 발표한 신년사에서 “메모리, ICT, 에너지설루션, 배터리와 이를 잇는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SK가 수십 년간 묵묵히 걸어온 길은 결국 오늘의 AI 시대를 준비해 온 여정이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에너지, 통신, 건설, 바이오 등 SK 멤버사들이 오랫동안 쌓아온 사업 역량이 AI 시대를 지탱하는 든든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 회장은 신년사에서 “우리는 지금 새로운 미래가 열리는 변곡점에 서 있으며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 것은 우리의 몫이자 기회”라며 “10년 후 고객을 미소짓게 할 가치를 선택하고 여기에 우리의 오늘을 온전히 집중하는 혁신이야말로 LG가 가장 잘 해낼 수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해 11월 경기도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2025 SK그룹 CEO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 SK그룹 제공

 

 ◆올해 全 산업군서 AI 혁신 가속화…생산성·품질 제고

 

 주요 재계 총수들의 언급대로 국내 산업계는 격변이 예고된다. 특히 올해 기술적 혁신은 AI가 물리적 하드웨어와 결합하는 피지컬 AI와 제조 전 과정을 소프트웨어가 통제하는 자율 제조가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반도체산업은 제조 공정에서의 AI 자율 팩토리를 구현해 생산성 및 안전성 제고에 나선다. 사람의 개입없이 AI가 스스로 수율을 관리하는 이른바 ‘지능형 팹’ 구현이 대표적이다. SK하이닉스는 청주 M15X 신공장을 지능형 팹으로 전환을 추진 중이다.

 

SK하이닉스 신규 팹(Fab) M15X 건설 조감도. SK하이닉스 제공

 

 자동차산업은 이동 수단을 넘어선 AI 컴퓨팅 공간을 지향한다. 대표적으로 현대차는 오는 5일 인간과 로봇이 협업하는 AI 로보틱스 생태계 확장 전략을 발표할 예정인데 이날 ▲최첨단 AI 로보틱스 기술 실증 ▲인간-로봇 협력 관계 구축 방안 ▲그룹사 역량을 결집해 조성하는 AI 로보틱스 생태계 ▲제조 환경에서의 활용과 검증을 통한 사업 확장 전략 등을 공개한다. 소프트웨어 정의 공장(SDF)을 활용해 로봇을 검증하고 이를 바탕으로 AI 로보틱스 생태계를 확장하는 사례도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조선산업 역시 올해 핵심 화두는 AI다. 업계에선 AI에 기반을 둔 스마트 조선소 구축 자율운항 등이 가능한 지능형 선박 제조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HD현대 산하 자율운항 전문 자회사 아비커스가 개발한 AI 기반 자율운항 솔루션 ‘하이나스’는 국내 조선 분야의 대표적 AI 혁신 사례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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