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권발행 20년] 현금 안 쓰는 시대…간편 결제 이용액 하루 1조원 넘어

지급 수단 중 현금 사용 비중 감소세
간편지급 서비스 이용은 일 3378건

서울 강북구 우이신설선 삼양사거리역에 설치된 티머니 태그리스(Tagless) 게이트. 뉴시스

 

 #최근 지하철을 타기 위해 이동하던 A씨가 오른쪽 손목에 차고 있던 시계를 개찰구 카드 인식기 위에 갖다대자, “환승입니다”라는 안내가 흘러나왔다. 그는 “카드를 지갑이나 주머니에서 꺼내 (리더기에) 찍고 다시 챙기는 과정과 손목에 차고 있는 기기를 대고 들어가기만 하면 되는 것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확실히 대중교통 결제는 카드보다 모바일이 더 편한 것 같다”며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카드에 이어 모바일 결제까지 대중화되면서 현금 사용이 더 가파르게 줄어들고 있다. 교통카드는 대중교통을 넘어 편의점 등에서 쓰는 소액결제 수단으로 영역을 넓혔다. 시중은행 창구와 현금자동입출금기 이용률이 크게 줄어든 데다 최근에는 간편송금 서비스도 일상화돼 현금을 만지는 일이 더 줄어든 모습이다.

 

 그럼 우리 국민의 현금 사용 빈도는 얼마나 줄어들었을까.

 

 한국은행이 2024년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3500여명을 대상으로 지급수단∙모바일금융서비스 이용행태를 조사한 결과, 지급수단 가운데 현금 이용 비중(건수 기준)은 15.9%로 나타났다. 이는 신용카드(46.2%), 체크카드(16.4%)에 이어 세 번째다. 특히 모바일카드(12.9%) 비중이 현금과 비슷한 수준으로 커졌다는 점이 눈에 띈다.

 

 2013년 41.3%에 달하던 현금 이용 비중은 이후 빠르게 하락해 2017년 36.1%, 2021년 21.6%, 지난해엔 10%대 중반에 이르렀다. 10여년 전만 해도 10번 결제할 때 현금을 4번 썼다면, 지금은 1∼2번을 겨우 쓰는 꼴이 됐다.

 

 현금 사용 감소는 다른 통계에서도 쉽게 유추할 수 있다. 지난해 상반기 간편지급 서비스 이용 규모가 하루 평균 1조원이 넘어섰기 때문이다. 간편지급은 비밀번호, 지문 등 간편 인증 수단으로 재화·서비스 구매 대금을 지급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한은 등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간편지급 서비스 하루 평균 이용 건수는 3378만건, 이용액은 1조464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각각 13.7%, 11.4% 증가했다.

 

 현금 사용이 줄어들고 모바일 또는 간편 결제가 늘어나는 추세는 앞으로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국민들이 다양한 지급수단을 편리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정부와 금융권 등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특히 고령자 등 디지털 취약 계층에 대한 교육 기회를 확대해 비현금 지급수단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한은은 이와 함께 “비현금 지급 서비스에서 개인정보 유출 등으로 인한 보안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금융보안 체계를 고도화하고 사고 발생 시 소비자 보호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노성우 기자 sungco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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