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은 총재 “올해 경제 1.8% 성장 전망…외환 수급 불균형, 국민연금과 협력 필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신년사에서 “고환율 기조가 지속될 경우 재상승 압력을 배제할 수 없다”며 “국민연금과 협력해 새 해외투자 프레임워크를 구축하고, 환율안정 및 국부 증대를 위한 근본적 해법을 모색해야한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지난 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발표했다. 

 

이날 이 총재는 “지난 한 해 우리는 예기치 못한 정치적 격변과 글로벌 통상 환경의 악화라는 거센 파고 속에서도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해 경제의 버팀목이 돼줬다”며 “특히 1분기 역성장과 4월 미국의 고강도 관세 조치 등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에서도 한국은행은 비상계엄 직후 경제 시스템의 독립적 작동을 입증하며 대내외 신뢰를 지켜냈다” 자평했다.

 

이어 “올해 우리 경제 앞에는 여전히 녹록지 않은 도전들이 놓여 있다”며 “대외적으로는 미·중 갈등 심화와 미국의 통상 압박이 재연될 가능성이 크며, 특히 대미 투자 협정에 따른 자금 유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하지만 이는 외환시장의 안정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신중히 조율될 것이며, 한국은행은 어떠한 경우에도 시장 안정을 최우선으로 대응할 것”이라면서 “파월 의장 임기 종료 이후 미 연준의 정책 변화, 주요국의 재정 건전성 악화에 따른 국채 금리 상승 파급효과, 그리고 글로벌 AI 산업의 거품 붕괴 위험 등은 우리가 예의주시하고 철저히 대비해야 할 리스크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국내 경제는 1.8%의 성장이 전망되지만, 이는 반도체 등 특정 IT 부문에 편중된 ‘K자형 회복’에 그칠 공산이 커 체감 경기의 온기는 여전히 낮을 것으로 보인다. 물가는 2%대 초반으로 안정화되겠으나, 고환율 기조가 지속될 경우 재상승 압력을 배제할 수 없다”며 “무엇보다 최근 국민연금의 기계적인 해외투자가 외환 수급 불균형을 심화시키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 및 국민연금과 협력해 ‘새로운 해외투자 프레임워크’를 구축하고 환율 안정과 국부 증대를 동시에 꾀하는 근본적 해법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러한 복합적인 불확실성 속에서 한국은행은 통화정책을 더욱 정교하게 운용할 것”이라며 “시장과의 소통을 대폭 강화하여 비록 단기적인 변동성이 발생하더라도 정책 의도를 명확히 전달하고, ‘향후 3개월 조건부 기준금리 전망’의 운용 방식을 개선해 정책 신뢰도를 높이겠다. 아울러 금융중개지원대출을 지방 중소기업 등 취약 부문 지원에 집중하도록 개편하고, 비은행 예금취급기관까지 유동성 안전판을 확대하는 법 개정을 적극 추진하여 국가적인 위기 대응 능력을 한층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싱크탱크로서의 사명도 잊지 않겠다. 저출산·고령화 등 잠재성장률 제고를 위한 구조개혁 연구를 지속하고, ‘프로젝트 한강’을 통해 디지털 화폐(CBDC)와 예금 토큰 상용화 기반을 다지며 미래 금융 인프라를 선도해 나갈 것”이라며 “내부적으로는 자체 개발한 AI 언어 모형을 실무에 전면 도입해 업무 혁신을 이루고, 이를 통해 국내 ‘Sovereign AI’ 생태계 발전에도 기여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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