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중 앞둔 李대통령 “‘하나의 중국’ 존중…한중 정상 매년 만나야”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6년 시무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4일부터 시작되는 중국 국빈 방문을 앞두고 중국 관영 CCTV와의 인터뷰를 통해 대만 문제와 한중 관계의 미래에 대한 명확한 구상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지난 2일 공개된 인터뷰에서 중국의 가장 민감한 현안인 대만 문제에 대해 “한중 수교 당시 합의된 내용은 양국 관계를 규정하는 핵심 기준으로 여전히 유효하다”며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는 1992년 수교 이래 한국 정부가 유지해 온 기조를 계승함과 동시에, 방중에 앞서 중국 측이 요구해 온 정치적 지지 의사에 화답함으로써 회담의 성과를 극대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한중 관계를 풀어갈 핵심 원칙으로 ‘실사구시(實事求是)’를 제시하며 국익 중심의 실용 외교 노선을 분명히 했다. 특히 과거 한국 외교의 공식처럼 통했던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 논리에 대해 언급하며, 이제는 대한민국의 ‘전략적 자율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미국과의 안보 협력은 불가피한 현실이지만, 그것이 곧 중국과의 대립을 의미해서는 안 된다. 각자가 국익을 추구하되 상대방의 입장을 배려하고 조정해 나간다면 더 큰 공동의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며 “양국이 충돌이 아닌 상생의 길을 치열하게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협력을 구체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정상 외교의 정례화와 미래 산업 협력을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양국 정상이 최소 1년에 한 번씩 오가는 셔틀 외교의 필요하다”며 소통 채널의 복원을 시사했다.

 

경제 협력 분야에서는 인공지능(AI)과 재생에너지를 핵심 키워드로 꼽았다. 이 대통령은 “AI를 포함한 첨단 산업 분야에서는 상호 수평적인 협력 관계를 구축하여 시너지를 내야 하며, 특히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한 중국과의 협력은 한국 경제에 있어 위기가 아닌 커다란 ‘기회의 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역사 인식 문제에 있어서도 단호하면서도 협력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 대통령은 과거 일본의 침략 전쟁을 겨냥해 “자국의 이익을 위해 타국을 침략하거나 인민을 학살하는 일은 다시는 없어야 한다”고 비판하며, 한중 양국이 제국주의 침략에 맞서 공동 투쟁했던 역사적 유대감을 강조했습니다. 이는 역사적 공감대를 통해 양국 간의 정서적 거리를 좁히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오는 7일까지 3박 4일 일정으로 진행될 이번 국빈 방문에 대해 이 대통령은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중요한 과제”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간 양국 사이에 쌓였던 오해와 갈등을 해소하고 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도약시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인터뷰 말미 붉은색 바탕에 친필로 “새해를 맞아 중국 국민 여러분의 건강과 행복을 빕니다”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이번 방문이 이 대통령이 천명한 ‘전략적 자율성’과 ‘실용 외교’가 시험대에 오르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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