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자산기본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가상자산 시장의 패권 경쟁이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제도권으로 편입하는 방안이 추진되면서 시중은행과 가상자산 거래소, 핀테크 기업들의 합종연횡이 빠르게 진행되는 양상이다.
6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는 컨소시엄 형태가 확실시되는 만큼, 준비 단계에서 가장 뜨거운 스카우트 제의를 받을 곳으로 자상자산 거래소가 꼽힌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테더 등 디지털 자산은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등 국내 자상자산 거래소에서 거래되고 있는데,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발행되면 현재의 거래소를 통해 유통될 가능성이 가장 높기 때문이다.
핀테크 기업들도 상당한 러브콜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이 조사한 지난해 상반기 전자지급서비스 이용 현황 등에 따르면 해당 기간 일평균 간편결제 이용금액은 1조464억원으로 집계됐다. 간편지급 서비스 제공업자 가운데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토스페이 등 전자금융업자의 비중이 55.1%로 절반을 훌쩍 넘어선다.
업계에선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와 네이버의 조합이 가장 주목을 받고 있다. 앞서 네이버의 금융 계열사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는 지난해 11월 포괄적 주식 교환을 통해 두나무를 네이버파이낸셜의 자회사이자 네이버의 손자회사로 편입하는 방안을 의결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네이버페이는 스테이블코인 시장 선점을 위해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테이블코인 도입이 현실화되면 두나무와 함께 이를 발행·유통·사용할 수 있는 체제를 이미 마련해놨기 때문이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빗썸과 스테이블코인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토스는 지난해 그룹 차원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 태스크포스를 꾸렸다. 토스는 토스뱅크, 토스페이먼츠, 토스증권 등 금융 계열사 3곳과 함께 스테이블코인 사업을 논의하는 실무자 협의체를 운영하고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 등 주요 계열사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태스크포스를 만들었다. 최근 블록체인 서비스 백엔드 시스템 개발자를 모집한 카카오뱅크는 그룹 내 스테이블코인 사업의 핵심으로 부상한 모습이다.
카카오와 토스는 은행, 증권, 간편결제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어 스테이블코인 발행, 유통, 결제, 송금 등 전 영역에서 발 빠른 대응을 할 것이란 분석이 많다. 하지만 업비트를 등에 업은 네이버가 떠오르면서 스테이블코인 발행 경쟁은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은행권 역시 스테이블코인이 불러온 이같은 금융 대전환에 위기감을 느끼고 물밑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미 디지털자산기본법 예상 시나리오별로 대응책을 마련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