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新 경제협력 시대] 대통령부터 4대 그룹 총수까지…한중 경제협력 성과 낼까

한중 정상회담 및 양국 기업인 400명 포럼 개최
靑 "양국 간 공동 프로젝트 추진 등 성과"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한중 양해각서(MOU) 체결식에서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이재명 대통령의 국빈 방중과 이를 계기로 9년 만에 성사된 한중 비즈니스 포럼이 한국과 중국 간 경제협력을 공고히 하는 밑거름이 될지 주목된다. 경제계에선 이번 방중이 경제 분야에서의 양국 간 협력 가능성을 모색하는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경제계 거물 한자리에…최태원 “함께 성장할 실마리 찾자”

 

7일 재계에 따르면 주요 그룹 총수들은 이재명 대통령의 중국 국빈방문을 계기로 일제히 중국을 찾았다. 지난 5일 열린 한중 비즈니스 포럼에선 4대 그룹 총수들을 비롯해 양국의 기업인 400여명이 참석해 경제 분야의 교류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해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한국의 4대 그룹 총수가 자리했다. 또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구자은 LS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도 행사장을 방문했다. 중국 측에서도 거물급 기업인들이 대거 포럼에 참석했다. 가전기업인 TCL과기그룹의 리둥성 회장과 전기차·ESS용 리튬이온 배터리 제조업체인 CATL을 이끄는 정위췬 회장도 이날 행사장을 찾았다. 모바일메신저 및 게임 기업인 텐센트의 류융 부회장, 통신장비 및 스마트폰 기업인 ZTE의 쉬쯔양 회장도 동참했다. 최태원 회장은 “한중 관계의 방향을 논할 때 ‘구동존이’(求同存異)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한다”며 “두 나라 경제인들이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면서도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 5일 베이징 조어대에서 열린 한중 비즈니스 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기업 간 MOU 32건 체결…협력 범위 제한적 전망도

 

 이번 한중 정상회담과 한중 비즈니스 포럼을 통해 향후 양국간 협력 구조가 보다 다양한 방식으로 진화할지 관심이 쏠린다. 과거엔 한국이 중국에 중간재를 공급하면 중국이 이를 최종재 형태로 수출하는 형태였는데 향후 제조업뿐만 아니라, 서비스, 콘텐츠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추진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이번 행사에 대해 “참석한 기업인들이 양국 기업 간 협력 필요성에 적극 공감하며 다양한 분야에서 서로의 장점을 결합한 공동의 프로젝트 추진, 제3국 진출 방안을 모색했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한국과 중국 기업들은 이 대통령의 방중 기간 반도체, 배터리, 전기차, 신재생에너지, 첨단 제조 분야를 중심으로 총 32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실질적인 협력 성과를 냈다.

 

 장관급 정례 대화채널이 신설된 점도 정부가 꼽은 주요 성과다. 양국은 매년 최소 1회 이상 상호 방문하는 상무 협력 대화 채널을 구축하기로 했다. 이는 첨단산업의 핵심 광물인 희토류 수출 제한을 비롯해 요소수 부족 사태 등 자원의 무기화 등에 대비해 예측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관측된다. 산업통상부는 “교역, 투자, 공급망 제3국 다자협력 등에 있어 긴밀하고 체계적이며 일관성 있는 정부 간 소통협력 채널이 구축되고 정례화됐다”고 설명했다. 양국간 투자협력위원회 등 고위급 채널은 2011년 2월을 끝으로 2015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사태, 코로나 팬데믹 등을 거치며 15년 간 중단된 바 있다.

 

 미국과 중국 간 갈등 국면이 여전한 데다 첨단 산업을 둔 한국과 중국 간 경쟁 관계를 고려하면 협력 범위엔 한계가 있을 거란 분석도 제기된다. 일례로 중국에 반도체 공장을 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중국 내 자사 공장에 미국산 장비를 반입하는 걸 미국의 중국 견제정책에 의해 제한받고 있다.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 조치)도 전면적인 해제는 당분간 어려워 보인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한령 완화 또는 해제 논의와 관련해 “석 자 얼음은 한 번에 녹지 않고 과일은 익으면 저절로 떨어진다”는 비유를 들었다. 한한령 완화엔 다소 시일이 소요될 거란 언급으로 봐야 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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