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新 경제협력 시대] “상호전략적 가치 인정한 의미 있는 출발점”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

중국을 국빈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이 5일 베이징 조어대에서 열린 한중 비즈니스 포럼 사전 간담회에서 허리펑 중국 국무원 경제담당 부총리를 비롯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우리 기업인들과 중국 기업인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1월 치러진 경주 APEC 이후 두 달 만에 만나 90분간 정상회담을 가졌다. 한반도 비핵화 등 당장 해결이 어려운 사안은 서로간 입장을 교환하는 것으로 마무리하고 경제∙문화 분야에서 먼저 협력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우리나라 입장에서 가장 큰 사안인 한한령(한류 제한령)에 대해선 원론적인 입장을 확인했지만 양측은 수용 가능한 분야부터 점진적∙단계적으로 문화 콘텐츠 교류를 확대해 나가기로 공감대를 형성해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특히 이 대통령의 국빈방문에 동행한 경제사절단이 다양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경제∙산업 분야 협력이 진전된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중국 및 국제전략 전문가인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이번 양국 정상의 만남은 상호 전략적 가치를 인정한 의미 있는 출발점”이라고 총평했다.

 

 강 교수는 “중국은 한국과 긴장·갈등 관계를 지속적으로 가져가는 것이 유리하지 않다는 걸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며 “공동 성명이나 공동 기자회견은 없었지만 양 정상이 짧은 기간에 두 번이나 만날 만큼 상호 전략적 가치를 인정한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3박 4일 일정 중 중국의 경제 수장과 입법부 수장을 모두 만나면서 핵심 인물들과 협력의 범위를 넓힐 수 있는 기초를 다진 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반도 비핵화 등 정치적인 부분은 서로 인식을 공유하는 수준으로 두고, 당장 성과를 낼 수 있는 문화교류 등에서 적극적으로 해보자는 방향을 잡은 것 같다”며 “이는 이 대통령의 철학이기도 하다”고 부연했다.

 

 한한령에 대한 양측 입장차와 관련해선 “중국은 한한령을 내린 적이 없기 때문에 풀어줄 것도 없다는 입장”이라면서도 “이번에 문화교류를 점진적∙단계적으로 확대하자고 이야기한 것은 이전보다 진전된 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강 교수는 또 한중 경제관계가 상호보완에서 경쟁으로 변화한 점을 짚으며 이번 교류로 얻은 성과를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번에 400여명의 한국 경제인들이 경제사절단으로 방문한 것은 그만큼 중국과의 비즈니스를 기대한다는 뜻”이라며 “그 동안 교류가 단절된 부분이 있는데 정상 간 대화를 통해 더 많은 협력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는 측면에서 산업계에는 상당히 긍정적인 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MOU는 경제 교류 활성화를 위해 문을 연 단계로, 가장 중요한 것은 실행 플랜을 만드는 것”이라며 “정부는 정부대로 버팀목이 돼 주면서 기업은 중국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력과 경쟁력을 갖춰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뷰티 업종은 화장품의 본고장까지 수출될 정도의 경쟁력을 앞세워 고급화 전략을 취하고 패션은 디자인 역량을 앞세워 중국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이번 회담에서 이 대통령이 판다 추가 대여를 요청한 것과 관련해선 “판다 임대는 상징적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강 교수는 “중국은 현재 17개국에만 판다를 임대하고 있으며 이는 중국이 중요시하는 국가임을 상징하는 우호적 표현”이라며 “우리나라가 이번 국빈 방문에서 청나라 시대 석사자상 한 쌍을 기증한 것도 우호를 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