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의 식사 자리에서 인사 관련 부당한 논의가 오갔다는 의혹을 받는 박대준 전 쿠팡 대표를 8일 소환 조사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오후 1시 50분께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약 4시간 조사를 받고 청사를 나섰다.
박 전 대표는 조사 전후 “김 의원을 만난 이유”와 “청탁 여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모두 답하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그는 지난해 9월 국정감사를 앞두고 김 의원과 고가의 식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는 국정감사를 앞둔 지난해 9월 김 의원과 만나 고가의 식사를 했다. 이 자리에서 김 의원이 쿠팡에 재직 중이던 자신의 전직 보좌관에 대해 인사상 불이익을 요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전 보좌관은 앞서 김 의원 자녀의 편입·취업 청탁 의혹 등을 폭로한 인물이다.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은 의원 지위를 이용한 사적 보복이라며 고발했다.
경찰은 당시 식사 자리에서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를 중심으로 박 전 대표를 상대로 사실관계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 내용과 진술은 공개되지 않았다.
김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문제의 전 보좌관이 자신의 이름을 내세워 활동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원내대표실 관계자 접촉이나 대관 업무를 하지 못하도록 요청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쿠팡의 인사 조치와는 무관하다는 입장도 밝혔다.
경찰은 박 전 대표의 고가 식사 접대 의혹 역시 별도로 들여다보고 있으며, 이번 사건은 서울경찰청 쿠팡 종합 태스크포스(TF)가 맡고 있다.
이와 함께 서울청 형사기동대는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였던 고(故) 장덕준씨와 관련한 산업재해 은폐 의혹도 수사 중이다. 경찰은 지난 6일 김범석 쿠팡Inc 의장을 고업무상과실치사와 증거인멸 교사 혐의로 고발한 택배노조 관계자와 장씨의 모친을 조사하고, 유족 측으로부터 관련 자료를 임의제출 받았다. 여기에는 장씨의 근로계약서와 근무 기록, 쿠팡이 근로복지공단에 제출한 CCTV 영상 160여개 등이 포함됐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