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단기채권 사태’를 유발해 투자자들에게 대규모 피해를 준 혐의를 받는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등이 구속 갈림길에 섰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정호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김 회장과 김광일 부회장 겸 홈플러스 공동대표, 김정환 부사장, 이성진 전무 등 4명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다.
이날 심사에 앞서 오전 9시 40분쯤 서울중앙지법 청사에 모습을 드러낸 김 회장은 ‘관련 혐의를 인정하느냐’, ‘개인 책임을 인정하느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은 채 건물로 들어섰다.
법원 청사 내에는 채권 투자 피해자들이 모여 김 회장에게 “사기꾼”이라며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직무대리 김봉진)는 지난 7일 김 회장 등 경영진에 대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자본시장법 위반, 채무자회생법상 사기회생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홈플러스와 MBK 경영진이 홈플러스의 신용 등급 하락을 인지한 상태에서 대규모 단기채권을 발행한 후 기습적으로 기업회생을 신청해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입혔다고 보고 있다.
MBK는 지난해 2월 17일부터 같은 달 25일까지 전자단기사채(ABSTB)와 기업어음(CP), 단기사채(SB) 등 총 1164억원 규모의 채권을 발행했다.
이후 한국기업평가는 같은 달 28일 홈플러스의 신용등급을 기존 A3에서 A3-로 강등했다. 홈플러스는 나흘 만인 3월 4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검찰은 MBK가 최소 지난해 2월 17일 ABSTB를 발행하기 전부터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이를 숨긴 채 채권을 판매한 것으로 보고 피해 액수와 대상을 특정했다.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패스트트랙(긴급 조치)으로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지난해 4월 홈플러스 본사와 MBK 본사, 김 회장과 김 부회장, 조주연 홈플러스 대표 등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했다. 지난해 12월에는 김 회장과 김 부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김 회장을 제외한 임원 3명은 1조원대 분식회계 혐의(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위반)와 감사보고서를 조작한 혐의(외부감사법 위반), 신용평가사 등에 대한 업무방해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이들이 1조1000억원 상당의 상환전환우선주(RCPS) 상환권의 주체를 특수목적법인(SPC) 한국리테일투자에서 홈플러스로 넘기는 과정에서 부채를 자본으로 처리해 정해진 회계 절차를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
홈플러스가 물품 대금을 지급하기 위해 2023년과 2024년에 걸쳐 총 2500억원을 차입한 사실을 감사보고서에 누락하고, 2024년 5월 1조3000억원 규모의 대출을 받으면서 조기상환 특약을 맺었지만 이를 신용평가사에 알리지 않은 혐의도 영장에 기재됐다.
김 회장 등에 대한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늦은 오후 결정될 전망이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