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회장들의 장기집권] 당국, 지배구조 TF 전격 가동…지배구조 전반 점검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지난 8일 오전 경기도 수원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서 개최한 제1차 포용적 금융 대전환 1차 회의에서 정부·유관기관, 5대 금융지주 대표, 포용금융 민간전문가 등과 앞으로 정부와 민간이 함께 추진해 나가야 할 포용금융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금융위원회 제공

금융당국이 금융지주 지배구조 전반을 점검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본격 가동하며 제도 개선 논의에 착수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오는 16일 은행연합회와 5대 금융지주 관계자, 학계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첫 회의를 열고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TF 출범은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 재임과 연임 논란이 반복돼 온 데 따른 후속 조치 성격이 강하다. 그동안 금융당국은 모범 관행 도입과 자율 개선을 통해 지배구조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회장 중심의 폐쇄적 의사 결정 구조가 유지됐다는 평가도 적지 않았다. 

 

TF 논의는 크게 최고경영자(CEO)선임·승계절차, 이사회 독립성, 성과보수 체계 개선 등 세 가지 축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우선 CEO 선임 및 승계 절차와 관련해 회장 선임 과정에서 후보 검증과 평가 기준이 얼마나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작동하는지, 이사회 내 논의 과정이 충분히 공개되고 있는지 등이 점검 대상이다. 장기 연임 과정에서 내부경쟁이 실질적으로 작동했는지도 주요 논의 주제로 꼽힌다.

 

이사회 독립성 제고도 핵심 의제다. 금융지주 회장이 재임 동안 동일한 사외이사들과 함께 의사결정을 반복하는 구조가 견제 기능을 약화시켰다는 문제 의식이 TF 논의의 출발점이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특정 CEO를 중심으로 이사들의 임기가 동일한 구조를 합리적으로 개선하는 방안 등을 TF에서 논의하겠다”고 언급하며 이사회 구성과 운영 방식 전반을 재검토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성과 보수 체계도 점검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지주 회장과 이사회 구성원의 보수가 단기 실적에만 연동돼 있지는 않은지, 경영 성과와 리스크 관리 수준에 비례한 보수를 받고 있는지, 보수 체계가 연임 결정과 맞물려 왜곡되고 있지는 않은지 등을 살펴볼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TF에는 금융위가 직접 참여하면서 논의 범위가 감독·권고 차원을 넘어 법·제도 개선 가능성까지 확대됐다. 금융당국 안팎에서는 재벌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추진돼 온 상법 개정 논의가 참고 사례로 언급되고 있다. 다만, 금융지주는 오너가 없는 구조라는 점에서 단순한 제도 이식이 아니라 금융지주 특성에 맞는 별도의 지배구조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금융권 일각에서는 이번 논의가 자칫 금융사의 자율성을 제약하고 관치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개별 금융사 경영에 개입하려는 것이 아니라 구조적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논의”라며 선을 긋고 있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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