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19일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뒤 오찬을 함께 하며 친교의 시간을 보냈다.
특히 오찬에서는 멜로니 총리의 'K-팝 사랑'이 화제에 올랐다. 앞서 멜로니 총리는 지난해 9월 이 대통령을 만나 당시 9세였던 자신의 딸 지네브라가 열광적인 K-팝 팬이라고 소개한 바 있다.
지난 17일 서울공항으로 입국할 당시에도 한 손에 블랙핑크 응원봉을 든 멜로니총리의 모습이 화면에 잡혔고, 동행한 딸 지네브라 역시 블랙핑크 모자를 쓰고 있는모습이 포착됐다.
이 대통령은 이날 “본조르노”라는 이탈리아의 인사말로 오찬사를 시작한 뒤 “멜로니 총리님이 K-팝의 열렬한 팬이라는 말씀을 듣고 높은 문화의 힘을 새삼 실감했다. 명실상부 세계 문화예술의 탄생지인 이탈리아의 청소년들이 K-컬처에 빠져 한국어를 배우고 한국 노래를 따라 부르는 것”이라고 의미를 짚었다.
이어 “양국 청소년들이 한강 작가와 (이탈리아 소설가인) 그라치아 델레다의 작품을 읽으며 서로의 음식과 노래를 즐길수록 우정은 깊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멜로니 총리는 “K-팝과 K-컬처의 성공 뒤에는 똑똑한 전략이 있었다”며 “지극히 세계적인 것과 지극히 국가적인(한국적인) 것을 오묘하게 섞었다. 국경을 넘는 취향을 국가적 정체성에 반영하는 똑똑한 선택”이라고 화답했다.
덧붙여 “한국에는 ‘정’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 표현이야말로 한국과 이탈리아의 관계를 잘 표현하고 있다”며 “한국의 기적을 경외하는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청와대는 오찬장에 광화문과 남산타워 등 한국의 상징물과 콜로세움·피사의 사탑 등 이탈리아의 상징물을 함께 그려 넣는 등 세심하게 신경 쓰는 모습을 보였다. 테이블 위에도 이탈리아 국기 색깔에 맞춰 붉은색·흰색·초록색 꽃을 장식했고, 간식으로도 세 가지 색깔의 감태칩·찹쌀칩·홍국쌀칩을 준비했다.
건배주로는 이탈리아 와인인 칸티나 자카니니가 사용됐고, 오찬 메뉴로는 이탈리아의 대표 파스타인 라비올리 모양으로 빚은 만두가 담긴 떡만둣국이 마련됐다. 식사 중에는 이탈리아 작곡가 엔리오 모리꼬네가 작곡한 넬라 판타지아와 멜로니 총리의 취향을 반영한 마이클 잭슨의 곡이 연주됐다.
이 대통령은 오찬 도중 분홍색 ‘삼성전자 갤럭시 Z플립 7’ 휴대폰을 멜로니 총리에게 깜짝 선물했으며, 멜로니 총리는 즉석에서 이 대통령과 셀카를 찍었다. 청와대는 “핑크빛은 멜로니 총리가 가장 좋아하는 색”이라고 부연했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