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가격 급등에 따른 주요 IT제품의 가격도 덩달아 치솟고 있다. 원가 상승 부담이 최종 제품가격에 고스란히 반영되는 구조라서 소비자의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24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와 카운터포인트 등에 따르면 올해 1월 D램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120~170% 급등한 것으로 추정된다. 범용 DDR4 및 DDR5 계약 가격은 이 기간 중 2.5배 뛰었다. 특히 DDR5는 주당 10% 이상 오르는 등 극심한 변동성을 보인다. 낸드플래시 가격 역시 크게 뛰었다. 기업용 SSD 수요가 낸드 공급을 흡수하며 범용 낸드 웨이퍼 가격이 전년 대비 거의 두 배 가까이 상승했다.
이러한 흐름은 올해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트렌드포스는 올해 1분기 D램 가격이 60% 이상 상승하고 일부 품목은 거의 두 배 가까이 오를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상승세가 향후 3분기 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주요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들이 수익성이 높은 HBM에 집중하면서 PC 및 스마트폰용 범용 메모리의 공급이 줄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자 IT 제품의 가격 인상 및 수요 위축이 불가피할 거란 분석이 많다.
국내 시장에서는 LG전자가 최근 출시한 노트북 ‘LG 그램 프로 AI(16형)’은 전년 대비 약 50만원 올랐고, 오는 27일 ‘갤럭시 북6 프로’, ‘갤럭시 북6 울트라’ 모델을 내놓는 삼성전자도 전작 대비 판매가를 100만원가량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의 경우 원가 부담이 10%가량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2분기까지 스마트폰용 메모리 가격이 40% 추가 상승해 완제품 제조 원가가 8∼10%가량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올해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이 2.1% 감소할 거라고 분석했다. 다음달 공개되는 삼성전자 갤럭시S26 시리즈 가격 역시 전작 대비 10만원가량 오를 가능성이 높다. 노태문 삼성전자 DX부문 대표이사(사장)는 지난 5일 CES 2026 개막 전 기자간담회에서 “메모리 가격 상승이 가장 큰 우려 요인”이라며 “제품 가격에 일정 부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메모리 반도체 가격의 급등은 국내 생산자물가도 자극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20일 내놓은 ‘2025년 12월 생산자물가지수(잠정)’을 보면 생산자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4% 오르며 넉 달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D램의 상승폭은 15.1%나 됐다. 한은은 “(지난달) 공산품 가격이 반도체·1차금속 제품 중심으로 올랐다. 글로벌 반도체 수요가 계속 공급 대비 초과 수요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