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 넓이' 라고요?…넓이·너비 구분 못하는 삼성전자 제품 홍보 촌극

 

삼성전자 2026년형 AI 무풍 에어컨 출시 보도자료 캡처

 

“‘비스포크 AI 무풍콤보 갤러리 프로’는 한층 간결하고 세련된 디자인을 갖췄다. 가로 넓이가 약 30% 슬림해졌고 돌출되는 부분이 최소화 돼 설치 시 공간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일체감을 구현한다.”

 

삼성전자는 지난 5일 2026년형 AI 무풍 에어컨 신제품을 출시를 알리는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이 같은 문장을 작성했다. 삼성전자는 자사 우면동 R&D 캠퍼스에서 미디어 행사를 개최하며 무풍에어컨의 디자인이 7년 만에 대대적으로 바뀌었다는 점을 알렸지만, 제품 홍보를 위한 기본적인 표현조차 틀려 망신살이 뻗쳤다.

 

해당 문장에서 ‘가로 넓이’란 표현은 틀렸다. 넓이는 ‘슬림해졌다’란 서술어와도 어울리지 않는다. 넓이는 2차원 공간의 영역을 표현하는 단어라서다. 이를테면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는 축구장 약 400개 넓이다’란 문장에서 쓰여야 한다.

 

따라서 위 표현은 ‘가로 너비’로 고쳐 써야 한다. 너비는 평면이나 넓은 물체의 가로 길이를 뜻하기 때문이다. 너비란 단어는 ‘최근 지어진 아파트 주차장의 평균 일반형 주차면은 너비 2.5m, 길이 5m 정도다’란 문장에서 쓸 수 있겠다. 또는 너비와 유사한 의미인 ‘폭’을 사용해도 된다.

 

삼성전자 보도자료의 틀린 문장을 기사로 내보낸 기자들은 더욱 문제다. 자료상의 잘못된 표현을 전혀 걸러내지 못해서다. 독자들은 언론을 향해 전문성이 부족하다며 질책하는데, 기자들의 이러한 태도로는 훼손된 언론의 위신을 회복하기 어렵다. 6일 오전 8시 현재 국내 주요 포털사이트엔 ‘가로 넓이’란 문구가 담긴 2026년형 AI 무풍 에어컨 신제품 관련 기사가 여전히 수십 건 넘게 검색되고 있으니 그저 개탄스러울 따름이다.

 

‘비스포크 AI 무풍콤보 갤러리 프로’ 제품 이미지. 사진=오현승 기자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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