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 로보틱스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Spot)’이 영국 원자력 시설 해체 현장에서 점검·측정 업무를 수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11일 영국 원자력 시설 해체 당국 산하 공기업 셀라필드(Sellafield)가 2021년 시험 운영을 시작으로 스팟을 해체 현장에 활용해 온 사례를 최근 공개했다고 밝혔다. 셀라필드는 원자력 시설 해체와 방사성 폐기물 관리를 담당하며, 방사선 영향과 복잡한 구조로 작업자 접근이 제한되는 고위험 구역에서 정밀 점검 수요가 크다.
셀라필드는 로봇 기반 현장 점검 체계를 도입해 스팟을 원격 점검과 데이터 수집에 투입했다. 스팟은 360도 영상 촬영, 3D 라이다 스캐닝, 실시간 영상 스트리밍으로 현장 정보를 전달하며, 감마선·알파선 측정을 통한 방사선 특성화 작업에도 활용됐다. 최근에는 시설 내 오염 여부 확인을 위한 시료 채취 시험도 수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셀라필드는 스팟 투입으로 작업자의 위험 노출을 줄이고, 장시간 점검이 가능해 해체 작업 효율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개인 보호장비 사용 감소에 따른 폐기물 저감, 반복 점검의 일관성 확보 효과도 언급했다.
셀라필드는 2022~2023년 복잡한 환경에서 운용 가능성을 검증했으며 2024년에는 고위험 방사능 구역 점검에 적용했다. 지난해에는 허가 구역 외부에서 원격 시연을 진행해 작업자와 현장을 분리한 원격 작업 가능성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향후에는 신규 센서 팩 적용과 방사능 지도 작성, 환경 분석 등 활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셀라필드가 공개한 사례는 원전 해체 분야에서 로봇 활용이 단순 시연을 넘어 운영 단계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현장 데이터가 축적되면 점검 주기 최적화와 이상 징후 조기 탐지에도 활용될 수 있어 해체 공정의 디지털 전환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통신 안정성과 배터리 지속시간, 방사선 환경에서의 센서 내구성 검증은 과제로 남는다.
업계 관계자는 “원전 해체 현장은 접근 제한이 가장 큰 비용 요인”며 “4족 보행 로봇은 사람이 들어가기 어려운 구역에서 데이터를 표준화해 수집할 수 있어 안전과 일정 관리 측면에서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김재원 기자 jkim@sportsworl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