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글로벌 사우스 대표국가인 인도, 사우디아라비아, 브라질에서 오는 2030년까지 매출액을 두 배로 키우겠다는 도전적 목표를 세웠다. 한국, 북미, 유럽 시장에 매출 편중 구조를 벗어나 잠재력 높은 시장에서 성장을 극대화하겠다는 포부다.
지난해 인도, 사우디아라비아, 브라질의 지난해 합산 매출액은 6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2년 전인 2023년 대비 20% 이상 늘었다. 이 회사의 연결 기준 매출이 2023년 84조7282억원에서 지난해 89조2009억원으로 5.9% 증가한 데 그친 점을 고려하면 세 국가의 성장세가 더욱 도드라진다.
LG전자는 우선 브라질에서 현지 생산기반을 확충한다. 이 회사는 브라질 남부 파라나주에 2억 달러(약 2800억원) 이상을 투입해 연내 가동을 목표로 대지면적 76만7000㎡, 연면적 7만㎡ 규모 신규 생산시설을 구축한다. 신공장은 현지 가전 수요 확대에 대응해 원가경쟁력 확보에 기여하고, 인근 국가로의 수출 물량을 생산하는 등 남미 가전시장 공략의 교두보 역할을 하게 된다. 건설 중인 파라나주 신공장과 북부 아마조나스주 마나우스에 위치한 기존 생산기지를 더하면 LG전자의 브라질 내 프리미엄 가전 및 부품 현지 생산능력은 연간 720만 대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LG전자가 주요 가전 점유율 1위로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인도에서도 현지 맞춤형 전략을 편다. 인도는 가전 보급률이 20~30%에 불과해 추가 성장 여력도 매우 크다. LG전자는 최근 인도에서 현지 고객의 취향, 라이프스타일, 구매력 등을 고려해 기획한 인도 전용 가전 ‘에센셜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다. 에센셜 시리즈는 인도 젊은 중산층 가구로부터 필수 가전으로 인식되는 세탁기, 에어컨, 냉장고 등으로 구성됐다. 인도 전용 세탁기는 수압이 낮은 지역에서도 안정적인 급수가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세제가 잘 풀리지 않는 경수(硬水) 전용 세척기능도 탑재했다. 에어컨은 최대 55도까지 기온이 올라가는 혹독한 현지 여름 날씨에도 강력한 냉방을 제공하도록 설계됐다. 냉장고는 종교적 이유로 채식인구가 많은 문화적 특성을 고려해 신선칸 용량을 대폭 늘렸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지난 1995년 최대 가전 유통회사 샤커와 파트너십을 시작으로 현지에 진출해 30여 년에 걸친 견고한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 양사는 혹서지 환경에 최적의 효율을 내는 HVAC 기술 등 지역 특화 기술 연구개발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비전 2030 기반 국가 주도 정책 및 개발프로젝트에 연계한 B2G(기업·정부 간 거래), B2B(기업 간 거래) 기회가 많다.
LG전자는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 정부 주도 개발프로젝트에 연이어 대규모 공급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스마트 시티 개발프로젝트에 중동 최대 규모 ‘넷제로(Net Zero) AI데이터센터’ 냉각솔루션을 공급하는 내용과 고급 주택단지 건설 프로젝트에 AI홈, 스마트 솔루션을 공급하는 내용 등이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