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새 글로벌 관세 부과] 상호관세 무효 판결에 15% 관세 으름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상호관세를 무효로 한 미국 연방대법원의 판결을 비판하며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새로운 ‘글로벌 관세’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설을 하고 있다.  백악관 홈페이지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상호관세가 법원에 의해 제동이 걸렸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전 세계에 새롭게 부과한 관세를 10%에서 하루 만에 15%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한미 협상 타결을 통해 관세 부담을 낮춘 우리 정부의 대응도 분주해졌다. <관련기사 2, 3면>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즉시 효력을 갖는 조치로 전 세계 관세 10%를 허용된 최대치이자 법적으로 검증된 15% 수준으로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앞서 미국 연방대법원은 지난 21일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따른 상호관세 및 ‘펜타닐 관세’가 위법이라고 판결했다. 1심과 2심에서처럼 위법 판단을 유지한 것이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4월 IEEPA를 근거로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를 상대로 상호관세를 발표한 바 있다. BBC는 미국이 IEEPA를 이용해 이미 최소 1300억 달러(약 188조 3050억원)의 관세를 징수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자신의 관세정책에 위법 판결을 내린 대법원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자신의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대법원이 몇 달간의 숙고 끝에 터무니없고 엉성한 판결을 내렸다”며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드러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법 122조에 근거해 세계 각국에 10% 관세, 이른바 ‘글로벌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번 행정명령의 효력은 오는 24일 0시부터 발생한다. 이런 상황에서 관세율을 또 다시 15%로 올리겠다고 한 셈이다. 백악관은 “관세는 미국 기업과 노동자를 보호하고 리쇼어링을 촉진하며 생산비용을 낮추고 임금을 높이기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도구로서 지속해서 활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법원의 제동에도 대체 수단을 총동원해 고강도 관세정책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추가 행정명령 등 후속 조치가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1974년 제정된 무역법 122조는 국제수지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대통령에게 최장 150일간 최대 15%의 관세를 부과할 권한을 부여한다. 150일 이후 이 조치를 계속하려면 의회가 연장을 승인해야만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외에도 무역확장법 232조, 무역법 301조 등을 활용해 기존 상호관세 등을 대체하겠다는 방침이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관련 부처 조사를 통해 특정 품목의 수입이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될 경우 관세 권한을 대통령에게 부여한다. 현재 자동차와 철강 등 여러 품목에 관세를 부과하는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무역법 301조는 미국에 불공정하고 차별적 무역 관행을 취하는 무역 상대국에 일정 기간의 통지 및 의견 수렴 등을 거쳐 대통령이 관세 등 보복 조처를 할 수 있게 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고강도 관세정책이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을 심화시킬 거란 우려가 나온다. 영국 상공회의소는 미국연방대법원의 판결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에 대해 “새로운 15% 수입 관세는 무역에 해롭고 미국 소비자 및 기업에도 해롭다. 세계 경제성장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미 교역 규모가 큰 한국도 발 빠르게 대응책을 강구하고 있다. 청와대는 지난 21일 위성락 안보실장과 김용범 정책실장 주재로 대미통상현안 관계 부처 회의를 개최하는 등 대응 방안 수립에 나섰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미 연방대법원 상호관세 판결과 관련해 상황을 점검하고 대응 계획을 논의했다. 재계는 미국 대법원이 내린 판결의 의미와 트럼프 행정부의 향후 액션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특히 관세 부과와는 별개로 대미투자 압박 요구가 거세질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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