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승의 IT 스토리] 1조 韓 로봇청소기 시장…삼성·LG, 레드 테크에 뺏긴 안방 탈환할까

로보락, 27일 신제품 통해 韓 점유율 1위 굳히기
에코백스·드리미 등 연초 신제품 출시 줄이어
삼성전자, 보안·AS 장점 내세워 시장 탈환 각오

로보락이 지난달 CES에서 선보인 2026년 플래그십 모델 ‘S10 MaxV 시리즈’ 제품 이미지. 로보락 제공

 

로보락을 필두로 한 중국 가전기업들이 1조원을 넘어선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 공략을 가속하고 있다. 중국 로봇청소기는 주행성능과 가격 경쟁력까지 앞세워 어느덧 국내 시장의 3분의 2가량을 잠식했다. 국내 가전기업들은 높은 보안수준과 위생, 설치 및 수리의 편의성을 앞세워 안방 시장 탈환에 나선다.

 

◆韓 시장 빨아들이는 中 로봇청소기 기업들

 

23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중국 로봇청소기 기업 ‘빅3’가 약 2주 새 신제품을 연이어 내놓는다. 우선 로보락은 오는 27일 플래그십 로봇청소기 ‘S10 맥스 V 울트라’를 출시한다. 이 회사는 신제품 출시 전날인 26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제품을 알리고  올해 경영전략도 발표한다.

 

신제품은 전작 대비 강화된 3만6000Pa의 흡입력을 제공한다. 섀시 리프트 기능, 도크 기능 등을 업그레이드했고, 분당 4000회 진동하는 비브라라이즈 5.0 확장형 음파 물걸레 시스템을 탑재해 더욱 정밀한 물걸레 청소를 구현한다. 로보락은 2022년 일체형 로봇청소기 출시 후 국내 시장점유율 과반가량을 차지하며 줄곧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에코백스는 ‘디봇 T90 프로 옴니’를 이날 출시했다. 국내 최장인 27㎝ 롤러와 16개의 노즐을 활용한 32방향 청소 및 롤러 동시 세척 시스템, 최대 3만Pa의 흡입력, 3분 만에 배터리 전력의 10%를 회복하는 파워부스트 고속충전 기능 등이 주요 특징이다. 신제품의 두께는 95㎜다. 

 

드리미는 다음 달 9일  ‘X60 시리즈’ 2종을 출시한다. 특히 ‘X60 울트라’는 AI 블루라이트 광학 스캔 시스템과 120° 고정밀 듀얼 카메라를 탑재해 바닥 오염 상태를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상황에 맞는 최적의 청소 방식을 자동으로 판단한다. 본체 높이는 7.95㎝에 불과하다. 수납식 DToF 센서를 적용해 소파·침대 하부 등 낮은 공간까지 청소를 지원한다. 드리미는 지난해 12월 중국 제조사 중 최초로 데이터서버를 국내로 이전하기도 했다. 국내 소비자들의 중국산 로봇청소기에 대한 개인정보보호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시도다. 중국 기업들의 공세가 매서운 상황에서 다이슨도 지난달 ‘다이슨 스팟앤스크럽 Ai 로봇청소기’를 출시하며 국내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드리미 ‘X60 울트라’ 론칭 예고 광고물. 드리미 제공

 

◆ 철저한 보안 앞세운 삼성·LG, 국내 점유율 확보 온 힘

 

국내 기업들은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추격자 신세다. 현재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점유율은 각각 20%, 10% 미만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광범위한 국내 온∙오프라인 판매망 및 서비스 인프라, 높은 보안수준 등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삼성전자는 지난 11일 ‘2026년형 비스포크 AI 스팀 로봇청소기 3종’ 출시 간담회를 열고 신제품 출시를 알렸다. 약 2년 만의 새 라인업이다. 신제품은 최대 10W의 강력한 흡입력, 최대 45㎜의 단일 문턱을 넘을 수 있는 ‘이지패스 휠’,  100℃ 스팀을 통한 청소 후 위생 관리의 편의성을 장점으로 내세웠다.

 

삼성전자 ‘2026년형 비스포크 AI 스팀 로봇청소기’ 제품 이미지. 사진=오현승 기자

 

특히 국내 소비자들이 예민하게 여기는 보안과 AS 인프라에서 중국 가전업체 대비 우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신제품은 삼성전자의 독보적인 보안 솔루션 ‘녹스 매트릭스’와 ‘녹스 볼트’를 탑재했다. 문종승 삼성전자 DA사업부 부사장은 “설령 운영체제(OS)가 공격을 받더라도 보안칩에 저장된 민감한 정보는 안전하게 지킬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소개했다. 이 밖에 삼성전자는 전국 169개 서비스센터 가운데 117개 센터에 로봇청소기 전담 서비스 인력을 확충해 업계 최대 규모의 로봇청소기 서비스 인프라를 구축한 점도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웠다. LG전자도 이르면 상반기 중 신제품 출시가 예상된다. 이 회사는 2024년 8월 ‘LG 로보킹 AI 올인원’ 이후 아직 새 제품을 내놓지 않았다.

 

국내 한 가전양판업계 관계자는 “주행성능과 구매가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중국산 로봇청소기가 합리적인 선택지가 될 것”이라면서도 “보안수준만큼은 아직(중국 제품이) 국내 로봇청소기의 수준을 따라잡기 어려운 만큼 국내 가전업체들은 이 점을 소비자에 대한 소구 포인트로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로봇청소기의 성능이 상향평균화된 상황에서 국내 가전기업들은 우리 시장의 특성에 맞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국내 시장점유율을 탈환하고자 프리미엄 전략을 펴는데, 이미 소비자들은 성능과 기술뿐만 아니라 가성비까지 갖춘 중국 로봇청소기를 선호하는 분위기”라면서 “국내 가전회사들은 향후 국내 가구의 로봇청소기 보급 속도를 면밀하게 파악한 후, 이에 걸맞게 제품 라인업을 구성하고 마케팅 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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