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승의 IT 스토리] 엔비디아 실적발표 D-1일…AI 슈퍼사이클 증명할까

EPS 컨센서스 1.52달러…엔비디아 전망치 0.02달러 상회
젠슨 황 CEO "블랙웰 판매량 폭발적으로 증가"
하이퍼스케일러의 AI 투자 지속 불가능 우려 불식 여부도 주목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엔비디아 제공

 

하루 앞으로 다가온 엔비디아의 실적발표는 주요 테크 기업과 글로벌 증시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초대형 이벤트다. 차세대 인공지능(AI) 칩인 블랙웰의 공급 현황, 엔비디아의 주요 고객사인 빅테크들의 AI 투자 규모 등이 AI 슈퍼사이클의 지속 여부를 파악하는 가늠자 역할을 할 것으로 분석된다.

 

엔비디아는 한국시각으로 26일 오전 6시, 2026 회계연도 4분기 실적을 내놓는다. 월가의 엔비디아 4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655억8000만 달러, 주당순이익(EPS) 1.52달러다. 엔비디아의 실적 전망치(매출 650억 달러, EPS 1.50달러) 대비 소폭 높은 수준이다. 엔비디아의 지난 분기 매출액과 EPS는 각각 570억 달러, 1.30달러였다.

 

 

주목할 만한 점은 최신 GPU 아키텍처인 블랙웰이 엔비디아 매출에 얼마나 기여했느냐다. 엔비디아는 지난 분기 데이터센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6% 증가한 512억 달러를 기록하며 전체 매출의 약 84%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이번 분기엔 그간 본격적으로 공급된 블랙웰이 엔비디아 전체 매출 규모를 700억 달러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블랙웰 수요의 지속성 역시 향후 엔비디아 매출의 증가 지속성을 파악하는 중요한 지표다. 지난해 11월 2026 회계연도 3분기 실적 발표 당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블랙웰 판매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클라우드 GPU는 매진됐다”면서 “학습과 추론 전반에 걸쳐 컴퓨팅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우리는 AI의 선순환에 진입했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는 “블랙웰에 대한 대기 수요가 기존 H100, H200 수요를 잠식하지 않고 오히려 시장 전체를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생산 병목 현상에 따라 블랙웰의 실질적인 매출 기여도가 미미했을 거란 반론도 있다.

 

대형 고객사의 AI 설비투자(CAPEX)가 지속 여부도 관심사다. 핵심 고객사인 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구글·메타 등 4대 하이퍼스케일러의 올해 설비투자 규모는 올해 6500억 달러 수준으로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전년 대비 2500억 달러 이상 급증한 규모다. 하지만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 경우 엔비디아의 향후 실적 가이던스 하향은 물론, ‘AI 버블론’이 재차 부각될 수 있다.

 

 

미국의 수출규제에 따른 중국 매출 변수도 살펴봐야 할 대목이다. BBC는 지난해 8월 “엔비디아가 자사 칩의 중국 수출 허가를 받기 위해 중국 내 매출의 15%를 미국 정부에 지급하는 ‘전례 없는’ 합의에 도달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실제 제대로 수출이 이뤄졌는지를 두고선 여전히 설왕설래가 오간다. 엔비디아의 중국향 매출 비중은 10~15% 수준으로, 엔비디아는 이번 분기 가이던스에서도 중국 매출은 제외했다. 오히려 엔비디아가 중동, 동남아시아 등 중국을 대체할 시장 찾기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한 예로 엔비디아는 지난 분기 실적발표일에 사우디아라비아에 GPU 60만장을 판매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위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엔비디아가 이번 실적발표를 통해 AI에이전트가 소프트웨어(SaaS) 비즈니스를 잠식할 거란 논란과 AI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설비투자가 과도해 시장의 기대만큼 AI 투자가 지속되지 못할 거란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 클라라소재 엔비디아 본사 전경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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