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안전사고로 5명이 숨진 포스코이앤씨를 포함한 건설사 4곳이 산업안전 대책 비용을 하도급업체에 떠넘기는 등 부당 특약을 맺었다는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 심의를 받는다. 공정위는 25일 포스코이앤씨, KR산업, 다산건설엔지니어링, 엔씨건설이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하도급법)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소회의에서 각각 심의 중이라고 밝혔다.
포스코이앤씨는 공사를 위탁하면서 건설장비 반입 이후 후방카메라·후방경보기 등 방호장치 설치비를 안전관리비로 정산해줄 수 없다는 특약을 둔 혐의가 있다. ‘불안전행동 선행관리제도’를 지키지 않아 발생하는 추락·충돌 등 사고 책임을 수급사업자에 돌리는 취지의 약정도 문제로 지목됐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해 신안산선 여의도 현장 철근 구조물 붕괴, 함양∼창녕 고속도로 현장 끼임, 대구 주상복합 현장 추락, 광명 신안산선 현장 붕괴, 김해 아파트 현장 추락 등으로 5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7월 국무회의에서 관련 사고를 언급하며 강도 높은 단속을 주문한 바 있다.
공정위는 제보를 토대로 현장조사에 착수한 뒤 이달 2일 포스코이앤씨에 심사보고서를 송부하고 사건을 소회의에 회부했다. 포스코이앤씨는 여의도 신안산선 사고와 관련해 중대재해처벌법,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수사도 받고 있다.
다산건설엔지니어링, 엔씨건설, KR산업은 안전사고 발생 시 보상비 등 일체 비용을 수급사업자가 부담하고 민·형사상 책임도 모두 지도록 하는 특약을 둔 혐의로 각각 심의 대상이 됐다. 공정위는 산업재해 관련 비용을 수급사업자에게 부담시키는 약정은 무효이며 과징금 부과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이 밖에 민원 비용 전가(KR산업·다산건설엔지니어링), 선급금 지급 불가(엔씨건설) 특약 혐의도 포함됐다. 포스코이앤씨의 저가 하도급 계약 체결, 서면 지연 발급(포스코이앤씨·다산건설엔지니어링) 혐의도 함께 심의 중이다.
심사관은 시정명령과 과징금, 법인 고발을 의견으로 제시했다. 부당 특약 과징금은 중대성에 따라 4000만원에서 20억원 범위에서 산정하되 가중·감경 요인을 반영한다. 공정위는 소회의에서 각 사 의견을 청취한 뒤 위반 여부와 제재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며 산업재해 관련 불공정 행위 모니터링과 직권조사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