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이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 정부가 우리 경제 전반에 대한 긴급 점검에 나섰다.
정부는 비축유 방출 태세를 점검하는 등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경제 충격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산업통상부는 1일 서울 종로구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문신학 차관 주재로 관계부처와 유관기관, 업종별 단체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2차 실물경제 점검회의를 열었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는 외교부, 기후에너지환경부, 해양수산부, 금융위원회 등 관계부처와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에너지경제연구원 및 주요 경제단체 등이 참석했다.
정부는 이번 사태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이어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면밀한 상황 관리에 들어갔다.
현재 우리나라는 수개월 분의 비축유와 함께 비축 의무량을 상회하는 수준의 가스 재고를 보유하고 있어 당장의 수급 위기 대응력은 충분한 상태다.
하지만 이번 사태가 장기화해 민간 원유 재고가 일정 비율 이상 감소하는 등 수급 위기가 악화할 경우 산업부는 자체 상황판단회의를 거쳐 여수, 거제 등 전국 9개 비축기지에 보관된 비축유를 국내 시장에 공급할 방침이다.
석유공사 또한 김정관 장관 지시에 따라 해외 생산 물량 도입과 공동비축 우선구매권 행사, 비축유 방출 태세 점검 등 비상 매뉴얼상 조치 사항에 대한 긴급 점검에 들어갔다.
해상 물류의 경우에는 현재까지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파악됐다.
우리나라 수출에서 중동 지역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기준으로 3%로 크지 않다.
하지만 사태 장기화 시 유가와 물류비 상승이 우리 수출에 미칠 파급효과를 고려해 정부는 해수부, 코트라, 무역협회 등 관계부처 및 유관기관과 함께 수출 기업에 대한 유동성 지원과 수출바우처를 통한 물류비 지원을 차질 없이 추진하기로 했다.
물류 경색이 본격화할 경우 임시선박 투입 등 추가 대책도 검토해 나갈 계획이다.
공급망 측면에서는 중동 의존도가 높은 브롬, 합성섬유용 에틸렌글리콜 등 일부 화학제품에 대해 국내 생산 확대와 대체 수급처 확보를 통해 영향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기후부의 점검 결과, 현재까지 전력 수급에는 직접적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한국전력과 발전 공기업들은 유가 급등, 액화천연가스(LNG) 도입 차질 가능성에 대비해 산업부·기후부와 긴밀한 소통 체계를 유지하며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했다.
산업부는 전날 양기욱 산업자원안보실장을 단장으로 소관 부서와 유관기관이 참여하는 긴급대책반을 가동했다.
이를 통해 사태를 실시간 모니터링하면서 유가 변동이 국내 휘발유, 가스 요금 등 민생 물가에 과도하게 전이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할 방침이다.
노성우 기자 sungcow@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