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메네이 사망] 금융권, '중동 리스크' 촉각…4대 금융 비상대응 나섰다

2일 카타르 알라이얀 산업단지에서 이란의 공습으로 화재가 발생해 연기가 치솟고 있다. 앞서 이란 혁명수비대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에 대한 보복으로 카타르·바레인·아랍에미리트(UAE)·쿠웨이트 등 걸프 지역에 주둔한 미군 기지에 미사일을 발사했다. AP/뉴시스
2일 카타르 알라이얀 산업단지에서 이란의 공습으로 화재가 발생해 연기가 치솟고 있다. 앞서 이란 혁명수비대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에 대한 보복으로 카타르·바레인·아랍에미리트(UAE)·쿠웨이트 등 걸프 지역에 주둔한 미군 기지에 미사일을 발사했다. AP/뉴시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국내 금융권이 비상대응체계 가동에 전격 돌입했다.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무력 충돌 등 국제 정세의 불확실성이 국내외 금융시장에 실질적인 타격을 줄 가능성이 커지자, 금융당국과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그룹은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에 나섰다.

 

2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1일 긴급 금융시장 상황 점검 회의를 열고 ‘비상대응 금융시장반’을 즉각 구성했다. 금융당국은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 최대 100조원 규모 이상의 시장안정 프로그램을 가동할 준비를 마쳤으며, 유가 상승과 환율 변동성 확대가 실물경제로 전이되지 않도록 24시간 감시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주요 금융그룹들은 회장 주재로 긴급회의를 개최하며 기민하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4대 금융은 향후 5년간 총 508조원 규모로 계획된 ‘생산적·포용금융’ 자금 중 일부를 이번 중동 사태 피해 기업에 우선 배정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대외 리스크가 국내 산업계로 전이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로 풀이된다. 이번 사태로 피해를 본 기업의 만기 도래 여신에 대해 최장 1년까지 기한을 연장하고, 원금 상환 역시 6개월간 유예하는 등 유연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하나금융그룹 본사 전경.
하나금융그룹 본사 전경.

가장 선제적으로 움직인 하나금융은 중동 진출 기업과 수출입 기업을 위해 총 12조원 규모의 금융지원을 결정했다. 이번 지원책에 따라 중동 리스크로 직간접적인 피해를 본 기업들은 업체당 최대 5억원의 경영안정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으며, 대출 금리는 최대 1.0%포인트까지 감면받게 된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중동 사태로 외환시장의 불확실성이 증대된 상황에서 중소기업들이 경제활동을 안정적으로 영위할 수 있도록 긴급 금융지원을 실시하게 됐다”며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유동성 확보와 실물 경제 지원 등 시나리오별 대응 계획을 즉각 실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B금융그룹 본사 전경.
KB금융그룹 본사 전경.

KB금융그룹은 양종희 회장을 중심으로 계열사 대표들이 참여하는 비상대응협의회를 가동해 자본시장 손익과 외환 유동성을 일별로 점검하고 있다. 특히 분쟁 리스크로 어려움을 겪는 수출 및 해외진출 중견·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1일부터 ‘KB재해복구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신한금융그룹 역시 그룹 리서치 부문과 연계해 거시경제 변화에 따른 경기 진단을 실시하고, 자회사별로 시장 변동성에 대응한 유동성 확보 전략을 수립했다. 우리금융 또한 임종룡 회장 주도로 4대 핵심 점검 분야(금융시장 모니터링, 해외 직원 안전, 거래기업 지원, 사이버 보안)를 설정하고 전 계열사가 참여하는 24시간 비상근무체계를 시작했다. 국내외 투자자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시장과 소통을 위한 기업설명회(IR)도 열 계획이다.

 

금융권은 이번 사태가 글로벌 공급망과 에너지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원·달러 환율의 급등락과 금리 변동성 확대가 당분간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사들은 시장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철저한 유동성 관리 등 리스크 전이 차단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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