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페르디난드 로무알데스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의 역사적 유대를 강조하며 미래 협력 확대를 제안했다.
필리핀을 국빈 방문 중인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마닐라 대통령궁에서 열린 회담에서 “양국은 깊은 역사적 유대와 단단한 우호관계를 바탕으로 협력의 미래가 매우 밝다”며 “77년간 쌓아온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협력의 지평을 넓혀가자”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특히 한국전쟁 당시 필리핀의 참전을 언급하며 “아시아 국가 중 최초로 파병해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함께 싸운 필리핀 참전 용사들에게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상이 지혜를 모으고 국민이 뜻을 함께한다면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글로벌 기술 경쟁이라는 격변의 시대를 함께 헤쳐 나갈 소중한 파트너가 될 것”이라며 전략적 협력 의지를 강조했다.
협력 분야로는 인공지능(AI), 친환경에너지, 조선, 문화산업 등을 언급하며 “양국 국민이 더 자주 만나 협력의 잠재력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필리핀이 올해 아세안(ASEAN) 의장국으로서 ‘함께하는 미래를 항해하다’라는 비전을 제시한 데 대해 “대한민국은 이 항해를 같이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마르코스 대통령은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해양 안보와 국방 협력 등 상호 신뢰를 기반으로 한 파트너십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며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 협력이 지속되는 점도 높이 평가한다”고 화답했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또 “필리핀 국민은 한국에 많은 감사와 호감을 갖고 있다”며 “필리핀의 중요한 인프라에는 늘 한국의 도움의 손길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음식이 필리핀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고 언급해 회담장에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한편 필리핀 정부는 국빈 자격으로 방문한 이 대통령을 위해 정상회담에 앞서 공식 환영식을 열었다. 마르코스 대통령 부부는 이 대통령 부부와 함께 걸어 대통령궁으로 안내했으며, 이 대통령과 부인 김혜경 여사는 이동 도중 필리핀 합창단이 민요 ‘아리랑’을 부르자 멈춰 서서 경청한 뒤 박수를 보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