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은 이찬진 금융감독원장과 외부 전문위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원장 직속 ‘금융소비자보호자문위원회’ 출범식 및 제1차 회의를 개최했다고 8일 밝혔다.
금융소비자보호자문위원회는 소비자 중심의 거버넌스 혁신을 추진하기 위한 금감원 내 최고 자문기구다. 앞으로 금융감독·검사 현안과 제도 개선 사항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금융감독 업무 전반에 소비자 관점을 일관되게 반영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지난 6일 열린 출범식에는 이찬진 금감원장과 부원장, 소비자보호 총괄 부원장보, 소비자·시민단체, 학계, 금융업계, 언론사 등이 참석했다.
이 원장은 환영사에서 “위원회 출범은 단순한 기구신설을 넘어 금융감독의 방향과 철학을 소비자 중심으로 재정립하는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본립도생’을 언급하며 금융감독의 근본인 소비자 신뢰 없이는 금융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이 어렵다”며 “형식적 자문에 그치지 않도록 위원들에게 독립적이고 균형 잡힌 의견을 가감 없이 제시해 달라”고 당부했다.
부위원장을 맡은 고려대 김우찬 교수는 “위원회 논의가 선언에 그치지 않고 실제 감독행정의 변화로 이어지는 것이 중요하다”며 “반복되는 소비자 피해의 원인을 면밀히 점검해 실효성 있는 의견을 제시하고, 민간 중심 자문기구로서 독립성과 객관성을 유지하며 책임 있는 자문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이날 소비자보호 관련 6개 안건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했다.
우선 보험상품 자율화 이후 단기 실적 중심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내부통제가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과잉진료 등 제3자 리스크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보험사 상품위원회에서 수익성 분석과 보장한도 적정성 심의를 의무화하고, 금융소비자보호 총괄 책임자(CCO)를 당연위원으로 포함해 비토권을 부여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또한 과잉진료 등 제3자 리스크 관리 가이드라인도 마련할 계획이다.
금융소비자보호 실태평가 제도도 개편된다. 평가 주기를 기존 3년에서 2년으로 단축하고 평가 방식을 고도화해 소비자 보호 이행 수준을 보다 정교하게 평가하기로 했다. 자산운용사와 법인보험대리점(GA) 등으로 평가 대상도 확대하고 업권별 리스크를 반영한 차등 평가 기준을 도입할 방침이다.
보험금 심사 기준 변경 등 소비자에게 중요한 사항에 대한 알림 의무도 강화된다. 보험사가 판례 등을 근거로 심사 기준을 바꾸는 경우 소비자가 사전에 이를 알 수 있도록 계약 유지 단계에서 안내를 의무화하고, 주요 심사 기준 변경을 내부 소송관리위원회 심의 대상에 포함하기로 했다.
은행의 포용금융에 관한 종합 평가체계도 도입한다. 기존 지원 실적 중심 평가에서 벗어나 ▲체계 조직 및 전략적 방향성 ▲서민금융 지원 ▲중소기업 지원 ▲소상공인 지원 등 4개 부문으로 평가체계를 개선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향후 금융위원회와 테스크포스(TF)를 구성해 인센티브 방안을 마련하고, 은행권의 자발적 참여를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포용금융 문화 정착을 유도할 계획이다.
증권사의 주식정보 서비스 제공 영업 관행도 개선한다. 증권사의 유료 주식정보 서비스 이용료 부과방식 등을 합리적으로 개편하고, 서비스 가입·해지 내역 및 비용 부담 구조를 고객에게 정기적으로 안내하도록 추진할 방침이다. 선불전자지급수단(페이머니 등) 충전시 소멸시효 등 주요 사항에 대한 소비자 안내도 강화하고, 어음·매출채권 담보대출 연계 투자상품 정보를 고지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위원회가 실질적 자문기구로 기능할 수 있도록 상반기 회의는 격월 개최를 원칙으로 개최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소비자 신뢰를 저해하는 구조적·관행적 요인을 지속 발굴하고, 위원회 자문을 통해 사전예방적 소비자보호 체계를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현민 기자 jhm3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