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전 총재, 4년간 해마다 후원금 기부 논란

이창용 전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0일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한은 제공
이창용 전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0일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한은 제공

 

이창용 전 한국은행 총재가 임기 4년 동안 해마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옛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에게 정치 후원금을 전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한은 총재가 직무 관련성 높은 정치인들에게 정치자금을 반복 기부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27일 정치·금융권에 따르면 이 전 총재는 매년 국회 국정감사 시즌인 10월 전후로 여야 재경위원 후원회에 1인당 10만원씩 기부금을 송금했다.

 

후원은 한은을 이끈 2022∼2025년 내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재경위원이 25명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후원 규모가 매년 수백만원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독립성을 중시하는 한은 총재가 피감 기관장으로서 소관 상임위원회 국회의원에게 정치 자금을 기부하는 일은 매우 이례적이란 평가다.

 

후원 시점이 국정감사 철과 겹치면서 오해를 불러일으킬 여지도 있다. 

 

재경위 의원들은 한은 국감과 총재 인사청문회, 업무보고, 예산·법안 심사, 자료 요구 등에서 직접적인 직무 관련성이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한은을 감사하는 재경위원들에게 후원했다면 아무런 정치적 의도가 없었다고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귀뜸했다.

 

한은도 내부 규정 위배 행위로 볼 수 있다는 시각이다.

 

한은 임직원 행동강령은 ‘은행의 이익을 목적으로 공무원 또는 정치인 등에게 금품을 제공하거나 그 제공의 약속 또는 의사표시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했다.

 

이 전 총재는 “대학 교수 시절 국회의원 개인적인 정치 후원이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정현민 기자 jhm3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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