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퇴직연금 시장이 제도 도입 20년 만에 500조원 규모로 불어난 가운데 가입자들의 선택의 폭이 더욱 넓어지게 됐다. 키움증권이 업계에선 처음으로 비대면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퇴직연금 사업자로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기 때문이다.
오는 6월 1일부터 퇴직연금 사업을 시작하는 키움증권은 28일 서울 여의도에서 사업 전략 등을 소개하는 기자간담회 자리를 마련했다.
엄주성 대표이사는 “그간 축적해온 온라인 투자 플랫폼의 경험과 정보기술(IT) 경쟁력을 퇴직연금 자산관리에도 이어가고자 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현재 퇴직연금 시장은 중요한 전환점을 맞고 있다. 적립금 규모가 500조원을 넘어서며 노후 자산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10년 후인 2035년에는 1200조가 넘는 시장으로 더욱 성장할 전망이다.
이에 단순한 원리금 보장 수준을 넘어 실질적인 자산 증식이 이뤄져야 한다는 요구도 어느 때보다 높다. 이와 함께 기존 오프라인 중심에서 벗어나 언제 어디서나 직접 자산을 운용할 수 있는 투자형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가입자의 기대 또한 빠르게 커지고 있다.
정보만 제대로 제공되면 투자자는 현명하게 대응한다는 것이 키움증권의 기본 철학이다. 이에 기존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의 직관적 매매환경을 연금에도 그대로 구현한다. 예컨대 키움증권 퇴직연금 고객은 기존 주식 거래와 동일한 환경에서 상장지수펀드(ETF) 매매를 할 수 있다. 투자 경험이 풍부한 고객에게는 직접 운용의 편의를 제공하되, 연금투자에 익숙하지 않은 고객에게는 인공지능(AI) 프라이빗뱅커(PB) 서비스를 통해 맞춤형 포트폴리오 자산관리를 지원한다.
퇴직연금 상품은 용어도 낯설고 어떻게 운영해야 하는지 막막해하는 투자자도 적지 않다. 키움증권은 복잡한 금융을 단순하고 직관적으로 만드는 데 강점을 갖고 있는 만큼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연금을 확인하고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퇴직연금은 길게는 30년 이상 이어지는 장기 투자다. 그런 만큼 작은 비용의 차이도 고객 자산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 키움증권은 수익률 연동형 수수료 제도를 도입하는 등 과감한 수수료 혁신을 통해 고객들의 장기 자산 수익률을 높이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확정급여형(DB), 확정기여형(DC), 개인형퇴직연금(IRP) 전 제도에 걸쳐 운용 및 자산관리 수수료를 가입 후 1년간 면제해 기업과 가입자의 비용 부담을 낮췄다.
표영대 연금플랫폼 본부장은 최대한 많은 상품 라인업을 경쟁력 가운데 하나로 꼽으면서 “퇴직연금에서 외화상품을 개인과 법인 모든 고객에게 제공한다. 앞으로도 고객 니즈에 부응하는 획기적인 상품을 개발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표 본부장은 제한적인 오프라인 지점 영업을 극복할 방안을 묻는 말에 “지점은 없지만 증권업에서 수익을 잘 내고 있다. 지점 없이도 사업할 수 있도록 모든 플랫폼이나 프로세스를 만들어뒀다”고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기존 오프라인 중심의 퇴직연금의 프로세스를 온라인으로 바꿔나겠다는 비전을 함께 제시했다.
퇴직연금 가입은 키움증권 모바일 앱 ‘영웅문S#’을 통해 전 과정을 비대면으로 신청할 수 있다.
노성우 기자 sungcow@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