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만나 메모리 반도체 등 인공지능(AI) 인프라의 미래를 함께 그려가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SK하이닉스는 2일 최 회장과 황 CEO가 전날 밤 대만 타이베이 모처에서 진행된 양사 경영진의 회동 사진을 자사 SNS를 통해 공개했다. 이 사진엔 양사 경영진이 함께한 모습도 담겼다.
SK하이닉스는 이번 회동에 대해 “SK하이닉스가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달성한 가운데 양사 CEO와 경영진이 만나 그 의미를 함께 나눈 자리”라고 설명했다.
이날 최 회장은 GTC 타이베이 2026에서 키노트에 참석하기도 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AI 기술 최전선을 살피고, 엔비디아와의 파트너십을 한층 더 공고히 했다. SK하이닉스는 “최 회장이 특히 HBM을 중심으로 주요 고객들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동시에 차세대 메모리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함으로써, AI 아키텍처를 함께 완성해 나갈 ‘혁신 파트너’로 거듭나야 한다는 방향성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최 회장이 이번 기조연설을 통해 직접 확인한 것도 바로 이 궤적의 연장선으로, 양사가 각자의 영역을 선도하면서도 하나의 AI 아키텍처를 함께 완성해 가는 파트너로서의 방향성을 보여준 것”이라고 부연했다.
황 CEO는 최 회장과 SK 경영진과 만난 후 만찬 행사 ‘코리안 파트너 나이트’에 참석하기도 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우리(엔비디아) SK와 매우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 CEO와 최 회장 간 공식 만남은 올해 들어서만 벌써 세 번째다. 두 사람은 올해 2월엔 실리콘밸리에서 이른바 ‘치맥 회동’으로 화제를 모았고, 한 달 후 미국 세너제이에서 열린 GTC에선 황 CEO가 SK하이닉스 부스를 찾아 두 사람이 환담을 나누기도 했다.
SK하이닉스와 엔비디아 간 끈끈한 관계는 사업 성과에서도 잘 드러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주요 고객(가)'에 7조780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공시했다. 주요 고객(가)는 엔비디아인 것으로 추정된다.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4.8%나 된다. SK하이닉스는 글로벌 HBM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57%를 기록 중인데, 엔비디아를 핵심 고객사로 두고 있다.
엔비디아의 주요 신제품에 SK하이닉스의 제품이 들어가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엔비디아가 지난 1일 공개한 첫 AI PC용 칩 ‘N1 X’에 SK하이닉스의 고성능 저전력 메모리 LPDDR5X가 탑재될 전망이다. 또 엔비디아가 하반기 출시를 앞둔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 루빈에도 SK하이닉스 HBM4가 쓰인다.
한편 황 CEO는 대만 내 일정을 소화한 후 오는 4일 저녁 방한할 것으로 전해졌다. 황 CEO는 최 회장을 비롯해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 등과 회동할 계획이다. 오는 8일엔 네이버 제2의 사옥인 1784을 방문해 협력 논의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