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6·3 지방선거 당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 진상 규명을 위한 선거관리위원회 특별검사 도입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이 제안한 제3자 추천 방안에 사실상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은 5일 국회 브리핑에서 “제3자 추천 방식이라 하더라도 최종적으로는 대통령이 특검을 지명하게 된다”며 “이번 사안은 국민의 참정권이 침해된 중대한 문제로, 정부와 대통령,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책임 여부까지 규명해야 하는 만큼 야당 추천 특검이 진실 규명에 더 적합하다”고 밝혔다.
같은 당 주진우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가 대한변호사협회 등 제3자 추천 방식의 특검법 발의를 검토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주 의원은 민주당이 과거 야당 시절에는 순직해병 특검을 비롯한 각종 특검에서 야당 추천 방식을 요구해 왔다고 지적하며 “당시와 지금의 입장이 정반대로 바뀌었다”며 “국민의힘이 추천하는 특검이 아니면 실질적인 수사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수사 중인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일부 지역 선거관리위원회가 사전에 위험성을 인지하고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합수본은 중앙선관위 서버 압수수색 과정에서 ‘투표관리 업무 관련 유의사항 안내’라는 제목의 내부 업무 메일을 확보하고 후속 대응 경위를 분석하고 있다. 해당 메일은 사전투표 직후인 지난 5월 31일 전국 구·시·군 선관위에 발송됐으며, 사전투표율이 낮은 지역에서는 본투표 당일 투표용지가 부족할 수 있으므로 추가 물량 확보 등 대응책을 마련하라는 내용을 담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은 지역 선관위가 사전투표 결과와 중앙선관위의 경고성 안내를 모두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충분한 준비를 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기존 지침과 규정을 제대로 이행했다면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판단 아래 관련 책임 소재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합수본은 투표용지 인쇄 물량이 유권자 수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배경도 조사 중이다. 전날에는 송파구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를 참고인으로 불러 인쇄 매수 축소 과정에서 내부 우려가 제기됐는지 여부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출범한 합수본은 현재까지 투표용지가 부족했던 지역의 투표소 관계자와 선관위 직원 등 70여 명을 조사하며 당시 상황을 재구성하고 있다. 중앙선관위와 서울시선관위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되면 의사결정 과정에 관여한 윗선으로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