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가 지난 5월 37개 점포 영업 중단에 이어 남은 매장마저 기습적으로 휴업 조치하자 임직원과 노동조합이 사측의 결정에 강력히 반발하며 투쟁 수위를 최대로 끌어올리고 있다.
법원의 회생 절차 폐지 확정 여부가 불과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노조 측은 파산 위기에 대한 대주주와 채권단, 그리고 정부의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13일 오후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 지부(이하 마트노조)는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미 37개 점포에 대한 기습 휴점과 폐점 통보로 일터를 유린하더니, 이제는 남은 67개 점포마저 기습적으로 휴업시키며 홈플러스를 완전히 공중분해 하려 하고 있다”고 강하게 규탄했다.
노조 측은 대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를 향해 “더 이상 홈플러스를 정상화할 의지도, 자격도 없다”며 “수조원의 이익만 챙기면 그뿐, 수십만 노동자와 입점업주, 협력업체의 피눈물은 안중에도 없는 사모펀드의 민낯이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마트노조에 따르면 MBK와 사측은 지난 10일 전 품목 50% 할인행사에 대한 노조의 해명 요구에 ‘영업활동을 지속하기 위한 조치’라고 답했으나, 당일 현장 직원들과의 사전 조율이나 공지 없이 전 매장 임시휴업이라는 결정을 기습적으로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의 혼란과 연대 투쟁은 확산하는 모양새다. 홈플러스 일반노동조합 역시 이번 기습 휴무 조치와 관련해 사측으로부터 어떠한 사전 언급도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현재 추가 자금 대출의 키를 쥐고 있는 최대 채권자 메리츠금융그룹을 향해 날을 세우고 있다.
일반노조 측은 오는 15일 메리츠금융을 겨냥한 대규모 집회에 이어 16일에는 일반 직원들을 포함해 약 1500명에서 2000명 규모의 대규모 상경 투쟁을 전개할 계획이다. 일반노조 관계자는 “그동안의 집회와 달리 현장 일반 직원들이 대거 거리로 나오는 만큼 사태를 바라보는 현장의 분위기는 매우 엄중하다”고 전했다.
노동계는 이번 사태를 방치한 정부의 책임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강우철 마트노조 위원장은 “홈플러스 노동자와 입점업주, 납품업체, 협력업체 노동자 10만명이 일자리를 잃은 뒤에야 움직일 것인가”라며 “홈플러스 사태는 투기자본이 국민의 일터를 약탈한 민생 파탄이며, 정부의 방관이 불러온 사회적 재난”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재명 정부는 즉각 범정부 비상대책기구를 구성하고, 홈플러스 영업 정상화와 노동자 고용 보장을 위한 긴급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안수용 홈플러스 지부장 역시 “마트만 멈춘 것이 아니라 수만명 노동자들의 생명줄과 수십만명에 달하는 국민들의 생존권이 멈춘 것”이라며, “정부는 투기자본이 이익을 챙겨 빠져나갈 시간만 벌어줄 것이 아니라, MBK의 책임을 철저히 밝혀 엄중히 처벌하고 공적자금을 포함한 긴급 조치로 홈플러스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안 지부장 등 노동자 5명은 회견장으로 이동하던 중 청화대 앞 도로로 진입해 “홈플러스 사태 해결에 대통령이 직접 나서라”고 외치며 시위를 벌였으나 현장 경찰에 의해 제지된 후 곧바로 해산됐다.
노희선 온라인 기자 ahrfus3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