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 시대를 맞아 장기요양 수요가 급증하고 공적 재정 대응이 한계에 직면하면서, 금융지주 계열 생명보험회사를 중심으로 요양사업 진출이 본격화되고 있다. 다만 도심 내 양질의 서비스 공급과 전문화가 기대되는 반면, 고비용 구조를 개선해 중산층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적 과제도 함께 제기된다.
14일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노인요양시설에 진출한 4개사(KB·신한·하나·삼성)는 모두 자회사를 설립해 시설을 직접 소유·운영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으며, KDB생명은 임차권을 활용한 주간보호센터를 부수업무로 신고·운영 중이다.
금융권의 요양시장 진입은 2016년 KB를 선두로 신한·하나금융이 계열 생명보험회사를 통해 본격 진입했고 최근 우리금융과 NH농협금융도 보험회사(동양·ABL생명) 인수 및 전담 TF 운영을 통해 요양사업 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연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험회사의 요양시설 시장 진입이 도심 내 양질의 시설 공급과 소비자의 선택권을 확대한다”며 “이들이 보유한 건강·요양 리스크관리 역량은 향후 요양서비스 전문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다만 현재 시장에 형성된 높은 이용료 구조는 향후 풀어야 할 과제로 지적됐다. 실제로 보험회사가 운영하는 요양시설의 전체 침실 중 1·2인실 비중은 96.8%에 달해, 전국 평균(20.3%)을 크게 웃돌았다. 월 이용료 역시 250만~480만원 수준으로, 월 100만원대 초반인 일반 요양시설과 비교해 2~4배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이는 도심 부지의 지가·조달금리에 따른 초기 투자 부담이 큰 만큼, 이를 자율 가격 책정이 가능한 상급침실(1·2인실) 중심 공급을 통해 가격에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연구위원은 “중간 가격대 공급이 부재한 상황에서 고가 시설 중심의 공급 확대는 소득 계층 간 돌봄 접근성 격차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중산층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도심 부지의 지가와 조달금리가 진입 비용의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구조적 특성상, 정부 차원의 비용 구조 제도 개선이 필수적이라는 진단도 내놨다.
특히 공급 측면에서는 요양시설의 소유와 운영을 분리하는 모델과 부동산 금융 수단을 활용할 수 있는 제도 기반을 마련함으로써, 보험회사의 초기 자본 부담을 낮추고 중간 가격대 시설 공급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이 연구위원의 설명이다.
아울러 이 연구위원은 “기존 보험계약을 요양서비스와 연계해 소비자의 실질적 이용 여력을 높여야 한다”며 “계열 시설로의 부당 유인·끼워팔기·불완전판매 방지 등 소비자 보호 장치를 함께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주다솔 기자 giveso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