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 사모펀드 얼라인파트너스가 제안한 JB금융그룹과 BNK금융그룹의 합병안을 두고, JB금융의 계열사인 전북은행과 광주은행 노동조합이 일제히 강력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북·광주은행 노조는 이날 각각 성명을 발표하고 “이번 합병 제안은 지역금융의 정체성과 공공 인프라로서의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무책임한 처사”라고 날을 세웠다. 이는 지난 14일 얼라인파트너스가 양사 지주 이사회에 합병 검토를 요구하는 공개 주주서한을 발송한 데 따른 것이다.
양 노조는 합병 제안이 철저하게 사모펀드의 자본 효율성과 단기 이익 극대화에 맞춰져 있다고 지적했다. 얼라인 측은 IT·인공지능(AI) 인프라 통합에 따른 비용 절감과 규모의 경제를 통한 경쟁력 강화를 합병 명분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노조 측은 지방은행의 본질은 해당 지역 서민과 중소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상생 금융에 있음을 강조했다. 대형 지주로의 강제적 통합이 이루어질 경우, 결국 주주가치 제고에만 매몰돼 지역 밀착형 금융 역할이 약화되고 지역경제 지원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밀실 의사결정에 대한 비판도 쏟아졌다. 노조는 “독립 이사 특별위원회 설치나 외부 컨설팅 요구 등 합병 추진 과정에서 실제 지방은행을 지탱해 온 지역사회, 고객, 직원 등 핵심 이해관계자들의 목소리가 철저히 배제돼 있다”고 꼬집었다.
현재 얼라인파트너스는 JB금융지주 지분 14.83%와 BNK금융지주 지분 1% 이상을 보유하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 금융 주체들의 거센 반발이 확인된 만큼, 주주가치 우선주의와 지역 공공성 수호라는 명분이 정면충돌하면서 향후 합병 논의를 둘러싼 진통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